난 이집에서 태어난 게 다행인 것 같아.
뭐?
내 친구 희섭이 있잖아. 걔네 아빠가 막 때린대.
많이?
머리 이렇게 잡아서 소파에 던지고 때린대. 진짜일까? 그렇게 때리는 아빠도 있어?
있지. 희섭이가 힘들겠구나.
집에 들어가기 싫어해. 오늘도 학교 앞에서 30분이나 있다가 들어갔어.
같이 있어줬어?
응. 방학 때는 친척집에서도 자는데 지금은 맨날 집에서 자야하니까 괴롭대.
그래.
그런데 아빠. 희섭이네 아빠 해병대라 되게 세대.
아이 때리는데 센 힘이 필요해? 힘은 약한 사람 보호하라고 기르는 거지.
희섭이 머리도 빡빡으로 깍게 하잖아. 맨앞에만 조금 남기고.
그래서 머리가 그렇게 짧구나.
응. 걔네 동생도 똑같아. 지난번에 희섭이네집에 갔는데 오싹했어.
아저씨가 있었어?
아니 안 계셨는데 걔네 엄마하고 동생이 표정이 이래.(눈을 가늘게 떠서 음울한 얼굴을 만들며) 다크써클 막 있고.
그래. 그런데 아저씨가 혹시 아줌마한테는 안 그런대?
그건 말 안하던데.
나중에 희섭이한테 한번 물어볼래?
희섭이가 상처받으면 어떡해?
상처받으면 안돼지. 희섭이가 그 얘길 또 하면 그 때 조심해서 물어봐 줄래?
알았어.
건이가 희섭이한테 더 잘해주면 좋겠네.
응, 그전엔 걔가 짜증내고 시비걸고 그러면 싫었는데 요새는 다 이해가 돼.
그래야지.
(저녁식사 중 김건과의 대화. 정확한 상황부터 알아보고..)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