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6 09:54
"어린이 책잔치가 열리는 며칠 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면 어떨까요?"

파주 어린이책잔치 토론회에서.
2014/11/26 09:54 2014/11/26 09:54
2014/11/26 09:52
"고작 이명박을 욕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책을 읽어야 할까요?"

몇해 전 한 인문학공동체의 창립 특강에서.
2014/11/26 09:52 2014/11/26 09:52
2014/11/24 21:26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가 “나라가 전체적으로 괴멸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라고 했다. 친구는 작은 출판사를 하는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갈수록 자기가 누구인지 뭘 하고 사는 사람인가를 모르는 듯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 같은데, 자기가 만나는 사람들만 그런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친구는 ‘너무들 돈만 생각하며 살다 보니까’ 결국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비슷한 생각을 하던 처지라 말을 보탰다. “어딜 가나 다 그런 것 같아. 부모들만 보더라도 다들 교육문제 교육문제 하지만 교육이 뭔가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는 거의 없지. 네 말마따나 영혼이 없는 부모랄까.”

너무들 돈만 생각하며 살다 보니까, 는 역시 신자유주의와 관련한 것일 게다. 그러나 발단은 박정희 시절로 올라간다. 일제 때 일본군 헌병이었고 해방 후 잠시 사회주의자였던 박정희는 제 이력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경제개발에 몰두했다. 극도로 생산력이 낮고 빈곤이 만연한 사회에서 경제개발이 갖는 미덕을 무작정 부인할 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잘 살아보자’는 구호 아래 진행된 경제개발은 영혼의 개조작업이기도 했다. 박정희는 ‘잘 산다’는 것의 의미와 ‘행복’의 의미를 돈의 많고 적음으로 바꾸어냈다. 박정희의 ‘새마을’은 소박하고 인간적인 삶의 행복을 폐기한 마을이었다. 박정희의 사전 정지작업과 김대중 이후 줄기차게 진행된 신자유주의가 결국 한국을 영혼 없는 사람들의 나라로 만든 셈이다.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모든 책임을 박근혜에게 돌리고 저주를 퍼붓는 걸로 영혼 없음의 공허를 채우려 든다.

내 이야기를 좀 할까 싶다. 나 개인 이야기가 아니라 관련된 하나의 사례로서 말이다. 나는 종종 내가 사람들에게서 매우 비현실적인, 교조적이고 근본주의적 사회주의자로 여겨지고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아마도 반이명박 운동이 진보의 대세가 될 무렵 ‘이명박 반대는 당연하지만 또 다른 신자유주의 세력에게 봉사하는 건 경계한다’ 식의 불편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이미지가 강화되었던 것 같다. 그런 사회주의자가 꼭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그런 사회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체질이 아니랄까. 사회주의자란 사회구조와 인간의 행복의 관련성을 높게 보는 사람들 아닌가. 나는 여느 사람들에 비해서도 그 관련성을 높게 보는 편이 아니다. 행복을 찍어내기엔 인간이란 너무나도 복잡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상주의적 사회에 대한 굳센 믿음도 없다. 이상주의자의 시효는 이상주의적 사회가 만들어졌다고 선언되는 순간까지다. 그 순간부터 이상주의자의 역할은 이상주의적 사회의 훼손에 있다. 언제나 그렇다. 나는 이상주의적 사회란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안에서 유동적인 형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상주의적 사회에 회의적인 좀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를 봐도 현재 진행 중인 역사를 봐도 그렇고 인간은 구제불능의 자기파괴적 속성을 가진 동물이다. 인간과 비슷한 지적 능력을 가진 다른 종이 있어 그의 눈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고 상상해보자. 한편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같은 종끼리 뜯어먹고 잡아먹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우아한 얼굴로 인문학과 예술과 구원과 심지어 미각을 말하는 동물을 말이다.

나는 인간이 인간의 사회에 대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한’을 생각하기보다는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을 생각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고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들 역시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적은 사회 구조는 분명히 존재한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큰 욕심 없이 그저 제 식구 건사하고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이 평생을 아등바등 살아야만 한다거나,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커서 극소수의 안락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힘들게 살아야만 한다거나, 아이들이 경쟁 때문에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고 일찌감치 시들어가는 게 당연시된다거나 하는 사회 말이다. 그런 사회에서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건 인간의 일이다.

열거한 상황들은 하나같이 자본주의와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자본주의를 인정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 이념은 둘뿐이다. 자본주의를 인정하는(보수적으로든 개혁적으로든)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반대하는(혁명적으로든 합법적으로든) 사회주의(사민주의).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은 의식하든 않든 둘 중 하나에 속해 살아간다. 나는 사회주의적 교조에 투철하지 않고 이상주의적 사회에 대한 굳센 믿음도 없다. 그러나 나는 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상황들을 (좀 더 나은) 자유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사회주의자다. 말하자면 나는 적어도 자유주의자일 순 없어서 사회주의자다. 나는 늘 궁금하다. 나처럼 인간과 사회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도 사회주의자인데 왜 이리 사회주의자가 적은 걸까. 전체의 괴멸과 영혼의 고갈을 체감하면서도 왜들 망설이는 걸까. (경향신문)
2014/11/24 21:26 2014/11/24 21:26
2014/11/24 16:36
올해도 어김없이 편해문 사진달력이 나왔다. 예년과 다른 점은 아이들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사진 대신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들어 있다. 여러 뜻이 있겠지만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속깊은 배려도 있지 싶다. 이 사진들을 찍었을 당시에 볼 기회가 있었는데 세월의 흔적이 새겨진 벽과 아이들의 기기묘묘한 그림의 조화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국 아이들은 이 아이들보다 훨씬 더 부자 나라에 사는데 왜 그림 그릴 벽은 없는 걸까. 이번 달력 판매금(이익금 아닌)은 전액 팔레스타인 가자 아이들에게 보내진다. 꼴도 뜻도 예쁜 이 달력을 많이 사주시길 부탁드린다. 물론 나도 몇부 사서 선물로 쓸 참이다.ㅎ

2015 편해문 달력_웹플라이어_1
2014/11/24 16:36 2014/11/24 16:36
2014/11/15 19:17
청년이란 이를테면 ‘난 어떻게 살고 싶은데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식의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오늘 한국 청년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토로한다. 청년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를 우리는 돌이킬 수 있을까?
2014/11/15 19:17 2014/11/15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