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5/01/25 남성 청년들에 관한 메모 1
  2. 2025/01/04 생각은 지속한다
2025/01/25 13:00
남성 청년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원인 하나로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해체를 들 수 있다. 남성이 임금 노동을 통해 가족의 경제적 생계를 책임지며 권위를 갖고, 여성이 남성과 자녀(미래의 노동자)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 체제가 유지되려면 남성 노동자의 고용이 안정적이어야 하고(정규직과 정년 보장), 임금은 중산층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해체는 자본의 축적 위기에서 비롯했다. 7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자본은 극도로 낮아진 이윤율을 벌충하기 위해 2차대전 이후 유지된 계급 타협 체제(케인스주의, 사민주의 복지국가 등으로 불리는)를 파기하고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을 보편화해간다.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도 균열을 맞게 된다. 신자유주의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한국에서 97년 구제금융 사태를 기점으로 압축적으로 진행된다. 현재 20~30대 남성은 이후 성장한 세대다.

인터넷과 유튜브는 극우 논리의 전파자임이 분명하지만, 극우논리가 개인에게 파고들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그 씨앗은 언제나 ‘삶의 붕괴’다. 거대한 사회적 원인에 의해 내 삶이 뿌리째 무너져 내릴 때, 개인이 그 원인과 구조를 이해하고 해명하기란 어렵다. 바로 이때 극우 논리는 단순하고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내 몫의 소득과 복지를 훔쳐가는 도둑들’이다. 도둑은 사회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된다. 나치에 열광한 독일 대중에게는 유대인이었고, 서구의 극우 남성 청년들에게는 외국인 노동자다. 한국의 남성 청년에게는 여성이다.

남성 청년의 극우화를 그들의 병증으로 보고 치료나 구출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건 사실을 거꾸로 본 것이다. 깊이 병든 사회가 그들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청년이 평범한 삶을 꿈꾸는 일이 불가능하며, 매일같이 자존감을 위협받는 사회는 이미 사회가 아니다. 남성 청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사회를 사회로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2025/01/25 13:00 2025/01/25 13:00
2025/01/04 11:30
윤석열이라는 괴물은 결국 처리될 것이다. ‘한국인의 하한선’(지난 글 참조)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정치, 사법 등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분노와 함께 생각도 지속해야 한다. 분노는 종종 생각을 멈추게 한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가 문재인 정권을 만들었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가 윤석열 정권을 만들었다. 현재의 분노는 민주당 정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각각의 분노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반복되는 이분법적 수렁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 너머는 무엇일까.
몇몇 연구자들이 소박한 토론회를 연다. 함께 현실의 심층을 살펴보는 시간이다. 누구든 편히 참여할 수 있다(줌 참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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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4 11:30 2025/01/04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