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단순하게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건,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술 발전의 주된 동기와 목적은 인간의 필요가 아닌 자본의 이윤 추구와 경쟁이라는 점이다. 좌파적 견해로 치부될 수도 있으나, 역사를 살펴보면 항상 그래왔음을 알 수 있다.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결정적 이유는 당시 영국의 높은 임금 때문이었다. 만일 노동자 고용 비용이 기계 도입 비용보다 저렴했다면, 영국에서 산업혁명은 훨씬 늦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 초기의 낙관론, 유토피아가 펼쳐질 거라며 책을 팔던 전문가들을 기억한다. 산업혁명 초기에도 기계가 인간의 수고를 줄여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살아가게 될 거라는 주장이 있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숙련 노동자들이 밀려나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지옥이 펼쳐진다.
AI가 적어도 그런 정도의 지옥을 재연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믿을 수 있는 근거는 AI라는 기술 자체의 특성 때문이 아닌, 높아진 인민의 의식수준과 노동자의 조직력 덕분이다.
AI 관련 전문가들은 AI가 바꿀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과 투자 요령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AI가 만들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지금처럼 자본의 이윤 경쟁에 내맡길 것인지, 인민이 제 삶과 공동체에 갖는 영향을 숙고하여 연대하고 견제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몇달 후를 예단하기 어려운 경쟁 상태에 있는 슈퍼 자본가들이 AI의 발전을 적절히 조절하여 인류에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AI 발전의 방향성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견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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