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10/31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2. 2010/10/31 글과 말
  3. 2010/10/27 목 빠지는 줄 알았어요
  4. 2010/10/25 독사의 새끼들아
  5. 2010/10/20 싸움엔 순서가 있다
  6. 2010/10/18 일출
  7. 2010/10/08 존중 (1)
  8. 2010/10/04 우리, 선화
2010/10/31 21:05

"강의를 듣고 나서 괜히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저더러 "뭐 좋은 일 있어?"라고 묻는데 좋은 일은 없지만 그냥 행복하단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납니다. 색안경을 썼다가 안경을 벗은 느낌, 깡통을 덮어쓰고 있다가 벗은 느낌, 숨기려고 했던 내면을 들켰지만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아지니 참 기쁩니다."

23일 간디학교 학부모 강연에 참여했던 한 어머니가 쓴 기사. 실실 웃음이 나온다니 나 역시 실실 웃음이 나온다. 사람이 좀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ㅎ

2010/10/31 21:05 2010/10/31 21:05
2010/10/31 12:20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우애나 연대 없이 행복할 수 없다. 우리는 행복이 소비나 물질적 측면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순간, 바로 그 순간들이란 걸 안다. 우리가 그걸 아는 건 우리가 아이일때 누린 자유롭고 느린 시간들, 그리고 우리가 보고 자란 부모와 어른들의 삶 덕분이다. 그런데 날때부터 경쟁의 감옥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떻게 행복을 알 수 있겠는가? 아이들은 무려 20여년의 인생을 수인처럼 살고 난 다음 무엇이 행복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든 지든 마찬가지이다." (공멸)

오랜 만에 인터넷교보에 들어갔는데 <비급좌파 세번째이야기>에 대한 리뷰가 몇개 떠 있다. 훑어보다 인용한 내 글에서 눈이 멈추었다. 강연에서도 이렇게 말하면 될 걸 그리 주절주절 했나 싶기도 하고, 글로는 괜찮지만 말을 이렇게 하면 못 알아듣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지 싶기도 하고..


2010/10/31 12:20 2010/10/31 12:20
2010/10/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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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잔초 4학년 최서해 동무가 보내준 엽서. 아이들 뿐 아니라, 구독하는 부모나 공부방 교사들에게서 종종 듣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생생한 시각적 표현은 처음이다. 자꾸 들여다보며 웃는다.ㅎ

2010/10/27 12:02 2010/10/27 12:02
2010/10/25 16:22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는 말을 믿지 마라. 목회에 실패한 이들이나 하는 변명이다.
주님 보기에 큰 교회가 아름답다." (10월 20일, 조용기의 설교)

순복음교회가 조용기의 이 말을 공식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용기와 순복음교회에 예수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들의 교회는 벽돌 하나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2010/10/25 16:22 2010/10/25 16:22
2010/10/20 16:01
내가 두해 넘게 지속해온 ‘우리 안의 이명박’ 이야기에 대해 여러 논평들이 있었다. 주목할 만한 건 역시 ‘사람들이 사회구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회구조가 사람들을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물론 사회구조가 사람을 만든다. 그러나 사회구조가 사람들을 만드는 일과 사람들이 사회구조를 만드는 일은 실은 하나다. 대통령이 아니라 CEO를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명박 정권이 탄생된 일과, 나라가 아니라 기업이 된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녹아나는 일은 하나이며 순환구조를 이룬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들 전자는 말하지 않고 후자만 말하니 나로선 고심 끝에 ‘우리 안의 이명박’ 이야기를 한 거였다.

그 비판엔 또한 ‘사회구조에 옴짝달싹 못하고 끼어 살 수밖에 없는 대중들의 욕망을 탓해서야 되겠는가’라는 점잖은 훈계도 들어있다.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훈계에서 대중을 옹호함으로써 제 불편함을 면하려는, 말하자면 줄창 이명박만 욕하면서 손쉽게 정의롭고 진보적일 수 있는 민주화 이후 최고의 정신적 안락을 놓치지 않으려는 인텔리들의 낯간지러운 욕망을 느낀다. 분명히 밝히는바, ‘우리 안의 이명박’은 애초부터 대중에 대한 되어먹지 못한 윤리 설교와는 무관한, 전적으로 인텔리들, 특히 진보적 인텔리들을 겨냥한 이야기다.

‘우리 안의 이명박’ 이야기는 교육문제에 대한 내용이 뼈대를 이룬다. 이를테면 ‘이명박의 시장주의 교육을 욕하면서 제 아이의 시장 경쟁력은 알뜰히 챙긴다’는 내용을 보자. 그건 이른바 ‘2외2공 현상’과 관련한 것이다. ‘2외2공 현상’이란 고래가그랬어 식구들이 만든 풍자어로, 한국엔 아이를 일찌감치 외국에 보내거나 적어도 외고에 보내는 부모들과 아이를 학원에 보내기도 어려워 공부방에 보내다 결국 공고에 보내는 부모들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계와 언론계와 학계에 몸을 두고 문화자본을 행사하는 진보 인텔리들의 아이들은 ‘2외’에 속할지언정 ‘2공’에 속하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이 소리쳐 이명박의 교육정책을 욕하고 학벌주의를 개탄해봐야 가난한 부모들에겐 감흥이 없다. ‘저 사람들 말은 저렇게 하면서 제 자식은 감쪽같이 빼돌리지’하는 것이다.

‘2외’를 벗어난 진보 인텔리 부모들의 관심은 대안학교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들은 한국의 대안학교들을 거지반 망가트려 놓았다. 그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다. 그들은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가 아니라 ‘얼마짜리’가 되는가가 목표가 되어버린 교육현실을 뛰어넘어 아이의 대안적인 삶을 모색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까다롭고 섬세한 그들의 취향을 자꾸만 거스르게 하는 공교육 현장을 우회하여 대학에 들어가길 바란다. 말하자면 그들이 대안학교에 기대하는 건 ‘대안적 삶’이 아니라 ‘대안입시’다. 대중들이 대안학교를 ‘귀족학교’라 비아냥거리게 된 건 단지 학비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이중적 탐욕에 분이 나서다.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이야 너나가 있겠는가. 인간성을 간직한 모든 사람이 힘을 모아 싸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 안의 이명박’과의 싸움은 경우가 다르다. 이 싸움엔 순서가 있다. 누가 먼저 싸워야 할까. 모든 아이들이 모든 아이들을 상대로 싸우는 이 참혹한 검투장을 누가 먼저 탈출할 수 있을까. 대학을 못 나와서 사람대접 못 받았고 먹고살기 힘들었다는 한을 가진 부모들이 먼저 싸워야 할까. 일류대학을 나와서 반체제 운동할 때조차도 유리했던,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먹고사는 일엔 절박함이 없는 진보 인텔리 부모들이 먼저 싸워야 할까. 이건 이념이나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염치와 자의식의 문제다.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2010/10/20 16:01 2010/10/20 16:01
2010/10/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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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동해시지부 강연 길. 중부에서 영동고속도로 들어섰는데 전화가 왔다. “다 와 가세요?” “3시 아닌가요?” “1신데요” 할수없이 3시 강연자인 김진숙 씨 뒤로 시간을 바꾸고  망상 해변에서 점심 먹고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니 강연장소가 북상동주민센터란다. 강연시간과 장소가 바뀌었는데 나만 처음 시간과 장소로 알고 있었던 것. 어쨌거나 무사히 강연을 마쳤다. 참석자 대부분이 2004년 파업투쟁을 함께한 동지들이라 분위기가 좋았다. 김건이 바다도 보고 회도 먹고싶다고 따라나섰는데 주최측에서 뒤풀이를 횟집에서 하니 같이 가잔다. 김건은 난생처음 회로 배를 불리고 난 잔돌리기 집중공격을 받으며 도란도란 아이들 교육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대화를 나누다 결국 그들이 구해준 숙소에서 잤다. 새벽녘 김건을 깨워 추암해변으로 일출 보러 갔다. 동해 일출을 제대로 본 건 처음인데 참으로 볼 만하더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연신 감탄하는 김건도 볼만했고.

2010/10/18 10:51 2010/10/18 10:51
2010/10/08 22:27
@gyuhang: 행복전도사를 자처한 사람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걸 두고 냉소하진 말자. 그로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병고 속에서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니. 지지하진 않더라도 존중하는 게 옳다.

2010/10/08 22:27 2010/10/08 22:27
2010/10/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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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아의 <우리, 선화>. 잔잔하고 묵직한 감흥에 당연히 이곳에 소개했던 걸로 기억했는데 이런, 오늘 확인해보니 없다. 바로 그 잔잔하고 묵직한 감흥이 나로 하여금 잘못 기억하게 했던 모양이다. ㅎ

“삶을 들여다보면 모두들 나름의 사정과 애환이 있으며 결코 평범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겪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심흥아)


 

2010/10/04 17:32 2010/10/04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