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2 00:05
종교개혁을 통해 부르주아들은 왕과 귀족의 교회인 카톨릭을 부인하고 자신들의 교회 개신교를 만들었다. 카톨릭은 그로부터 4백여년이 지나 자신들의 개혁을 이루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1962~65)는 카톨릭이 보편적인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그 오랜 껍질을 벗어던진 놀라운 사건이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던 라틴어로 미사를 올리던 제3세계의 교회들이 자국어로 미사를 올리게 됨으로써 유럽 백인의 카톨릭이 세계인의 카톨릭으로 변화한 것도 그때다. 물론 “라틴어로 올리는 것만이 진정한 미사”라고 주장하는 돌대가리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40여년이 지나 다시 전 지구적인 우경화 흐름에 편승해 그 돌대가리들이 힘을 얻는 모양이다. 그들은 라틴어가 하느님의 신령한 언어라도 되는 양 떠든다. 하지만 구약성서는 히브리어로 씌어졌고 예수는 아람어로 말했으며 그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와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로 씌어졌다. 라틴어는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고대 로마제국의 언어였고 중세 이후엔 귀족들의 언어였다. 그 돌대가리들은 실은 카톨릭이 유럽 백인 귀족의 지위와 격조를 회복하길 바라는 것이다. 하느님 앞에 더러운 유색인종들, 무식한 노동자 농민 따위들과 함께 서기 싫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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