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1 14:13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고생이라곤 모르며 살아가는 해맑은 얼굴도 이면엔 나름의 상처가 있는 법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의 상처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치유를 돕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상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 상처는 가스라이팅의 좋은 재료다. 상대의 마음에 남은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킴으로써 불안감과 무력감에 빠트려 지배한다. 이 모든 과정은 사랑의 이름으로 자행된다. 정치에도 이와 같은 가스라이팅이 있다. 역사의 상처를 이용한 지배다. 지배계급은 인민의 마음에 남은 역사의 상처를 들쑤시고 회복을 막아 불안과 두려움에 빠트림으로써 손쉽게 지배한다. 상처없는 역사는 없다. 좋은 정치는 인민이 마음에 남은 역사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으로, 즉 인류의 보편적 성원으로 서도록 돕는다. 해방 후 한국 정치는 정반대로 흘러왔다. 한국 근현대사만큼 상처 많은 역사도 드물다. 정치는 그 상처들을 악착같이 이용한 가스라이팅으로 점철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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