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매우 과학적인 종교다.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를 고유하고 고정된 주체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의 산물이라 본다. 이 연기(緣起)적 사고는 물리학과 생태주의의 최근 성과를 온전히 반영할뿐더러,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삶의 고통을 합리적으로 조망하는 힘을 준다. 또한, 불교는 매우 유물론적(관념론적이지 않다는 의미에서)인 종교다. 불교는 신을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신을 부정하거나 긍정할 이유를 갖지 않는다. 구원은 내 밖의 절대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도달하는 일이라 보기 때문이다. 부처는 숭배의 대상이나 구원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세심한 안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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