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 구역사에서 열리는 전시에 안상수 선생 작품 보러 들렀다가 만난 짙은 녹색 의자. 이 색에 끌림이 있다. 김단이 아기일 때 '아빠한테 어울리는 색'을 물었더니 이 색을 가르켜서 이 색과 내가 뭐가 있긴 있구나 한 기억이 있다. (그러나 수년 전 지겹게 돌아다니던 짙는 녹색의 기아 카니발엔 아무런 감흥이 없었던 걸 보면 아무리 끌리는 색도 물건 자체의 디자인이나 물건과 주변과의 시각적 조화가 중요한 것 같다.) 전통적으로 영국인들이 저 색을 잘 부린다. 먼지를 적당히 뒤집어 쓴 짙은 녹색 디펜더가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는 풍경은 기계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수려한 풍경이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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