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4 21:41

어리석은 형제와 아내와 자식들이 연루된 일로
그의 오랜 정적들이 그를 죽이려 악귀처럼 달려들었다.
몇몇 옛 동지들이 그를 팔았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신문들은 역사적 책임이라도 질세라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고함치며 발을 뺐다.

신중하고 또 신중했어야 할 측근들은
“생계형 범죄”니 “순수한 정치 보복” 따위 모자란 말이나 일삼아
그를 더욱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노란 손수건을 든 모든 사람들은 그를 구하는 일보다는
그를 향한 제 감정을 발산하는 일에 충실했다.
결국 그를 도울 아무 것도, 단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절대 고독 속에서
그는 깊은 침묵의 마지막 칼을 빼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비루한 것들을 단번에 베어냄으로써
“자연의 한 조각”으로 돌아갔다.
무사의 죽음이었다.

사람들아,

그 죽음 앞에서
한 달을 지속 못할 입에 발린 칭송도
싸구려 신파조의 추억담도 모두 접고
깊은 침묵으로 예를 갖추자.
아직 순전한 이상주의자이던 시절 그가 꾸었던 꿈만을 되새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2009/05/24 21:41 2009/05/2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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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Tracked from 하수구 시궁진창 2009/05/25 01:42  삭제

    어제는 꼴에 생일이랍시고 어무이께서 사다주신 단고기를 먹었드랬다. 아침에 일하러 나가는 참에 뉴스를 통해 비보를 접했다. 늦게나마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와중에도 고인을 두?

  2. Subject: ▶◀

    Tracked from Roaring Silence 2009/05/25 03:28  삭제

    하이에나들이 더이상 몸과 마음을 물어뜯을 수 없는 곳으로 가셨으니 이제 편히 쉬시기를. 당신은 참 많이 미숙했지만, 썩은내가 진동하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엔 너무 올곧은 사람이 아?

  3. Subject: 바보 노무현, 깃털보다 가벼운 영혼이 되어

    Tracked from 독일교육 이야기 2009/05/25 07:50  삭제

    우리사회 주류와 비주류, 기득권과 서민, 소외, 차별……. 그 사이에 가로 놓인 높은 벽을 생각했다. 불운의 시대를 살다간 나약한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물기 머금은 이 단어들이 하루 종일 내

  4. Subject: 난세 후

    Tracked from ego + ing 2009/05/25 08:40  삭제

    난세 후, 영웅은 죽거나, 죽은 척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대는 산채로 내장을 꺼내고, 그 속에 대팻밥과 솜을 밀어 넣은 다음 정성스럽게 겉을 꿰맨 후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지나가는 ?

  5. Subject: 죽음의 미학

    Tracked from 안신원의 블로그 2009/05/25 08:48  삭제

    팝계엔 '죽음의 미학'이라는 게 있다. 산 폴 매카트니가 죽은 존 레논을 평생 넘어설 수 없듯, 그리고 27세로 죽은 록계의 3J(지미 헨드릭스, 짐 모리슨, 재니스 조플린)나 커트 코베인이 아직 음?

  6. Subject: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racked from http://91log.net 2009/05/25 09:25  삭제

    애써 내 일이 아니라고, 그의 죽음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외면하려 했다. 그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지켜본 정치인이기에 실망도 그만큼 컸던 "대통령 노무현". 그의 죽음은 너무 가슴이 ?

  7. Subject: 이제는 옛날 이야기

    Tracked from 가까웠던 사이 2009/05/25 10:34  삭제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8. Subject: 죽음의 풍경

    Tracked from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2009/05/25 10:46  삭제

    * 분향소에서 찍어 온 사진 슬라이드를 공유합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재생 - 화면확대 후 [공유]를 클릭해서 퍼가실 수 있습니다. 사진에 설명을 달아서 gorekunpekr[at]gmail.com 으로 보내 주시면 접?

  9. Subject: [謹弔] 노무현의 자존에 대해서

    Tracked from 마당모 아 2009/05/25 10:47  삭제

    글로는 별로 좋은 이야기를 한 적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서 생각해 보건데 그는 참 드센 사람이었다. 실제로 드세다기 보다는 그렇게 언론에 비춰졌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

  10. Subject: 글 몇 개

    Tracked from 너와집 2009/05/25 12:10  삭제

    [사설] 국민 모두가 깊이 省察할 때다 경남 김해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굴곡 많은 삶을 살다 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그가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몸을 던?

  11. Subject: 다 옛날 이야기

    Tracked from 가까웠던 사이 2009/05/25 12:23  삭제

    .

  12. Subject: 다 옛날 이야기

    Tracked from 가까웠던 사이 2009/05/25 12:2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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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Subject: 죽음

    Tracked from ego + ing 2009/05/25 14:07  삭제

    벼랑 끝에서 몸을 던졌다. 뼈가 튀어나오고, 척추가 접히고, 머리가 깨진 채로 발견되었다. 스스로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것은 사회가 기획했던 최상의 형벌을 ?

  14. Subject: 노사모

    Tracked from 실마리의 홈페이지 2009/05/25 19:12  삭제

    직장에서 주말 동안 마음이 착찹하더라 말을 했다가 대뜸 노사모냔 말을 들었다. 전 대통령의 자살에 착찹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노사모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잘

  15. Subject: [추모시] 무사의 죽음

    Tracked from 별양동시인一虎의 시베리아호랑이 살리기 세계기금 2009/05/25 20:07  삭제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추모시] 무사의 죽음* 여기 무사의 슬픈 독백이 있다. 나의 말은 칼이었다. 나의 칼은 정의였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칼이었다. 나의

  16. Subject: 무사의 칼과 정중한 침묵을...

    Tracked from 茶와문화,섬진강은어 2009/05/26 06:28  삭제

    2009/05/25 13:32 정중한 침묵을 "심정 이해하고 말씀 그자체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는 살아서 은폐하거나 도주한 게 아니라 스스로 죽음을 택했습니다. 오래 전 그를 영웅으로 받들던 사람들?

  17. Subject: [謹弔] ▶◀ Someone You Used to Know(Original Song)

    Tracked from 아뜰리에 마음 2009/05/27 05:10  삭제

    ( '. 가슴 깊게아픔을 느낀다. 지금도 웹질을 하며 계속 휴지를 끊어야 했었고 정치윤리의 측면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분이라는 것도 충분히 인정하고 수긍한다. 하지만 난 정치?

  18. Subject: 27일 시청앞 시민추모제

    Tracked from iris1971님의 블로그 2009/05/27 12:06  삭제

    경찰이 허가하는 분향소에서 못다한 마음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 (펌 김규항 님의 블로그) 무사의 죽음 어리석은 형?

  19. Subject: swi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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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Subject: swi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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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Subject: hcg diet 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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