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3 15:10

26일 예정된 민노총 부산지역본부 강의 소개 글. 현재 내가 교육문제에 대해 갖는 문제의식의 요약이자, 고래 부설교육연구소에서 하려는 일의 요약이기도.

“노동/진보운동이 쇠락하고 있다고들 말하지만, 정작 심각한 상황은 우리 아이들이 자본의 가치관으로 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살벌한 무한경쟁의 교육현실 속에서 진보적인 노동자/ 활동가들은 자녀 교육에 고통과 번민을 느끼고 있다. 초등학교까진 그나마 다른 교육을 해보려고 노력하다가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여느 부모들과 별다를 게 없이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다. 그대로 아이를 자본의 경쟁에 떠밀어 넣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진보적인 노동자/ 활동가가 지금처럼 제 아이를 자본의 가치관으로 키우는 건 물론 잘못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서로 정죄하거나 비난할 게 아니라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아이가 중학생 정도 되면 서로 교육 문제에 대해 말하길 불편해하는 상태를 벗어나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고민을 나누며 토론해야 한다. 대안을 구매하려 하지 말고 함께 대안을 마련해가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무작정 일류대학을 향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제 적성과 재능을 일찌감치 발견하여 일생을 더 풍성하고 품위있게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거니와, 우리 운동의 미래에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우리의 가치관에 반하며 우리의 운동을 적대하는 인간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곧 그렇게 키워진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된다.”

2008/11/03 15:10 2008/11/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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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simpsons tapped out hack don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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