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7/11/17 개혁인가 변혁인가
  2. 2017/11/16 소련의 실패
  3. 2017/11/16 이후북스 ‘사람책’
  4. 2017/11/14 에벤트화
  5. 2017/11/09 성찰은 과학이다
  6. 2017/11/09 칠성제면
  7. 2017/11/01 분할
2017/11/17 11:53
개혁할 문제인가 변혁할 문제인가, 를 분별하는 일은 사회 문제를 고민할 때 첫번째 숙제가 된다. 개혁은 현재 체제 안에서 문제를 고쳐나가는 것이고 변혁은 현재 체제를 부정하고 새 체제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최근 명성교회 문제를 비롯 오랫동안 헌신적으로 노력해온 교회개혁 운동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 교회들이 과연 개혁의 대상인가 변혁의 대상인가는 짚고 넘어갈 때가 되었다. 세습이나 비리 같은 특별히 불거진 문제에 대한 집중, 즉 비판의 이벤트화는 그것만 아니면 온전한 교회라는 오해와 착각을 양산한다.

문제의 핵심은 비리가 아니라 마몬주의다. 예수를 도구로 돈을 섬기는 일이다. 합법인가 불법인가는 부차적인 문제다. 오히려 합법적이고 점잖은 마몬주의(투명한 교회 재정과 일정한 자선사업까지 수반하는 식의)는 불법 비리나 부정을 수반한 마몬주의보다 더 체계적으로 교회와 신앙을 파괴하기도 한다.

판단하기 어렵거나 망설여진다면 예수를 따라 하면 될 것이다. 예수는 성전을 개혁하려 한 적이 없다. 아예 부정하거나 ‘돌 하나 남기지 않고 허물어질 것’이라 선언했을 뿐이다. 예수는 성전이 하느님과 인민의 관계를 차단한다고 봤다. 오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2017/11/17 11:53 2017/11/17 11:53
2017/11/16 16:10
스탈린이 아니었다면, 레닌을 계승하는 지도자나 체제였다면 소련 사회주의가 성공했을까?

오랜 토론 거리였고, 나 역시 종종 받는 질문이다. 그랬을 거라는 견해도 꽤 많은 듯하다. 레닌 신봉자인 지젝은 아예 관련한 책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답은 이미 질문 속에 들어 있다. 지도자가 누구였는가로 결정되는 사회주의는 성공할 수 없다. 그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전제정이기 때문이다. 러시아혁명의 구호는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 였다. 소비에트는 '평의회'다. 러시아혁명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론에 근거한 인민의 자기지배 체제를 지향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권력이 소비에트에서 공산당으로 넘어간 건 레닌이 한창일 때다. 엄격히 말해서 소련 사회주의의 실패는 그 시점이다. 1991년에 해체된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었다.
2017/11/16 16:10 2017/11/16 16:10
2017/11/16 11:00
겨울 문턱의 한 저녁. 특별한 주제 없이, 참여한 분들의 질문이나 요청을 따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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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북스 #사람책 017 - 김규항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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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북스는 11월에 사람책 한 번 더 합니다. 이번에는 김규항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근작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책방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 책에 담긴 문장들 모두 곱씹고 곱씹고 곱씹어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 B급 좌파 김규항 선생님이 궁금하신 분들 신청하세요~ 외로우신 분들(?)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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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 글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도구가 아니라, 불편함을 수반하더라도 좀더 사유함으로써 세계의 본질에 함께 다가가는 도구다. 모든 아름다움이 그러하듯 문장은 군더더기가 적을수록 아름답다. 사람들이 정치나 사회 문제를 벗어나 저마다의 쓸모없는 짓들에 골몰하는 세계를 소망한다. 지은 책으로 《B급 좌파》 《나는 왜 불온한가》 《예수전》 등이 있고,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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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1월 23일(목) 저녁 7시~9시
참가비: 1만 원(우리은행 017-350118-02-001 예금주:황남희)
정원: 10명 내외
참가신청: dm 및 댓글 카톡 ykiky
장소: 서강로 11길 18 103호 이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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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11:00 2017/11/16 11:00
2017/11/14 10:51
사회비판의 이벤트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사회 문제에 대해 그 원인과 보편성을 고찰하고 비판하는 일상적 노력은 회피하면서, 특별히 불거진 사례를 선택해 짧고 격렬한 반응을 보인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경향이다. 사회 변화가 아니라 자신이 사회 비판적임을 전시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은 오늘 한국 진보세력의 계급적 속성을 잘 드러낸다. 그들은 10% 경제 기득권과 진보의 사회문화 자본을 동시에 가지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여전히 극우세력보다 고상한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가장 주요한 보수세력으로 자리잡았다. 이 사실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부문과 차원을 불문하고 사회진보 운동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2017/11/14 10:51 2017/11/14 10:51
2017/11/09 15:48
성찰을 윤리적 차원으로만 이해하는, 그래서 양심이나 인격, 수행의 지표 같은 걸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성찰은 합리적 사고의 기본일 뿐이다. 인간은 철저하게 사회적 존재다. 그것은 나와 세계, 사적 일상과 체제의 구조가 빈틈없이 연결되어 있고 서로 반영된다는 의미다. 또한 모든 개인은 - 극단적 억압과 배제 상태에 있는 사람조차 일정하게 - 체제의 구성물로서 기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냉정한 자기 성찰은 사회의 구조와 본질을 보려는 치열한 노력과 다르지 않다. 성찰은 과학이다. 윤리는 그 다음의 문제다. 사회의 구조와 본질을 제대로 보면서도 그에 합당한 선택과 행동은 회피하는 사람도 많듯, 냉정한 성찰 능력을 갖고도 제 이해관계에만 의거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2017/11/09 15:48 2017/11/09 15:48
2017/11/09 13:29
고래가그랬어 첫 편집장 조중사가 재주 많은 인물이라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몇해 전부터 국숫집을 한다. 해방촌에서 시작했고 근래 들어선 서교동에 자리 잡았다. 상호는 '칠성제면'. 국수가 맛있다. 특히 멸치국수는 손에 꼽는 이들이 많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작은 양(200g)의 불고기도 있어서 간편하게 괜찮은 한 끼를 챙기기에 좋다. 혼자 가도 편한 분위기다. 나도 홍대 쪽에 일이 있을 때 무시로 들르곤 한다.

02 338 1965
2017/11/09 13:29 2017/11/09 13:29
2017/11/01 17:40
모든 지배체제의 중요한 숙제는 피지배 계급을 분할하는 것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종 젠더 등 정체성으로 분할하여 서로 반목하고 적대하게 한다. 이른바 ‘분할 지배 전략’이다. 그런데 분할 지배 전략은 지배 세력 자신을 분할하는 방식도 포함한다. 피지배 계급으로 하여금 지배 계급의 일부를 보수/선으로 일부를 진보/악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진보적 에너지와 가치를 지배 체제 안에 완전히 가두는, 보다 세련되고 교활한 방식이다. 김대중 정권 이후 옛 민주화운동/86 세력이 지배계급에 본격 편입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실행되어 온 방식이기도 하다.

합법, 준법은 당연히 보수적 가치이며 보수의 기본이다. 그러나 ‘엘리트 영역에서 불법, 탈법이 판친다’는 여론이 강한 사회에선 합법, 준법이 특별한 게 되고 심지어 진보적 가치처럼 여겨지는 현상이 생겨난다. 그리고 법이란 언제나 현재의 지배계급과 기득권세력에 유리한 속성을 갖는다는 생각, 현재의 법 자체에 질문하며 넘어서려는 태도가 갈수록 사라지게 된다. 강고한 체제 안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불법, 탈법’도 ‘엘리트 영역에서 불법, 탈법이 판친다는 선전’도 모두 엘리트 영역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의심해야 한다.

홍종학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합법적인데 왜 문제냐’ 말했다. ‘합법적이지만 도덕적이지 않다’는 대응은 지극히 보수적인 것이다. 진보적 가치는 이렇게 말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바로 그래서 법을 뜯어고쳐야 한다.'
2017/11/01 17:40 2017/11/01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