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1/05/05 기쁜 소식
  2. 2011/05/02 어린이날 선물로 고래를
2011/05/05 01:47
“저더러 특이하다셨지만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이상해요. 적어도 국민의 7할은 지금 진보정당이 너무 약하다고 불만을 가져도 모자랄 사람들인데, 왜 다들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걸까요.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부자 편만 든 거 다 경험했잖아요. 이해가 안 가요.” 며칠 전 술자리에서 지인(그는 중산층에 속하면서 사회주의 경향을 가진 드문 사람이다)이 한 말.

이해가 안 간다는 그의 말은 그르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인민들은 이미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왔다. 한국 사회의 주요한 정치적 변화가 대부분 의회 밖에서 이루어진 건 바로 그것이다. 군사독재 출신 수구보수와 민주화운동 출신 개혁보수 정치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인민들은 거리와 광장에서 직접 행동했고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 에너지는 분명히 진보정치의 요구였다. 문제는 그 에너지가 결국 진보정치로 승화하지 못하고 번번이 보수정치 체제로 흡수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근래 유력한 주장 가운데 하나는 진보정당이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계급이나 자본주의 극복 같은 낡은 가치를 고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시류에 영합하는 달콤한 말이지만 과연 그럴까. 만일 그렇다면 10년 전 진보정당이 창당할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계급과 자본주의 극복을 표방했는데 어떻게 10명의 국회의원을 내며 바람을 일으켰을까.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걸핏하면 ‘내가 좀 살아봐서 아는데’라며 내세우는 서유럽의 청소년들이 최근 시위에서 ‘자본주의 반대’ ‘사회주의 혁명’ 피켓을 들고 나오는 건 또 뭔가.

진보라는 걸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지만 사실 복잡할 게 없다. 이건희나 정몽구 같은 소수의 부자가 아닌 대다수 정직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편에 서는 것, 그들이 주인 노릇 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그런 세상의 구현을 위해 연대하고 싸우는 게 진보다. 세상을 국가보다 계급으로 보는 태도와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수반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극복은 진보의 변함없는 뼈대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계급과 자본주의 모순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급과 자본주의 모순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계급과 자본주의 극복을 뺀 진보정치는 민주당·국민참여당 같은 개혁보수 정치와 아무 다를 게 없다.

근래 진보정당의 행보처럼 말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그들은 ‘이명박 반대’ 구호만 외쳐왔다. 이명박 반대는 진보의 구호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일 뿐이다. 인민들로선 개혁보수든 진보정당이든 어차피 이명박 반대일 뿐이라면 더 크고 집권 가능성도 있는 개혁보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개혁보수와의 차이를 스스로 없앤 진보정당의 귀결은 그 2중대로 동원되다 버려지는 것이다. 지금 국회 로비에 앉아 ‘단 며칠 만에 선거연합 정신을 파기한’ 민주당에 분개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처럼 말이다. 그들의 초라한 모습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보정치의 숙제는 ‘디지털 시대엔 계급도 자본주의 모순도 없다’ 거짓말하며 개혁보수 세력에 빌붙는 게 아니라 계급과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진보의 뼈대를 오늘 인민들과 나누는 공감능력, 그리고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진보의 가치를 구현하는 예술적 상상력이다. 다행인 건 그런 공감능력과 상상력을 가진 ‘자생적 좌파’들이 하나둘씩 조용히 모여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그 소식을 알린다. 그들이 진보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사회주의 동호회’니 ‘좌파 컬트집단’이니 조롱하며 가장 세련된 진보인 양 행세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붉힐 것이라는, 그들이 이제 진보의 이름까지 차용하는 자본의 성채에 균열을 내기 시작할 거라는 기쁜 소식을. (한겨레)
2011/05/05 01:47 2011/05/05 01:47
2011/05/02 17:4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린이날 선물은 고래가그랬어 정기구독이 좋습니다.
딱히 선물할 아이가 없다고요?
고래이모 고래삼촌이 되어주셔요 ㅎ

2011/05/02 17:49 2011/05/02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