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그리고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보시니, 시몬과 시몬의 동기 안드레아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들이었다. 17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내 뒤로 오시오. 당신들이 사람들을 낚는 어부들이 되게 하겠소" 하셨다. 18 그러자 즉시 그들은 그물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다. 19 그리고 그분은 조금 더 가시다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기 요한을 보셨는데 그들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20 그래서 즉시 그들을 부르시니 그들은 자기네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 뒤를 좇아 떠나갔다.
예수가 두 청년을 보고 한마디 하니 그들이 바로 따르는 장면은 예수가 어떤 신비 능력을 발휘해서 그들을 이끌고 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와 두 청년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거나 "'내 뒤를 따르시오. 당신들이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소' 한마디 말고는 아무런 소통이 없었다"고 적혀 있진 않다. 이 장면은 마치 영화처럼 앞의 여러 장면들이 생략되어 있다. 「마가복음」의 작가는 아마도 예수의 요청을 어떤 거리낌도 없이 즉각 받아들이는 사람을 그려 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상상력을 통해 생략된 장면들을 이 장면에 연결시킬 수 있다.
예수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제자를 구한다. 시몬과 안드레아는 예수가 고심 끝에 고른 첫 제자 후보들이다. 두 사람은 요한이 체포되자 뒤를 이어 활동을 시작한, 즉 많은 사람들이 요한의 후계자로 주목하는 예수를 물론 알고 있다. 둘은 예수에게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제의를 받고 많이 기뻤지만 동시에 고민에 빠진다. 예수를 따라 나서면 당장 식구들 먹고사는 일이 막막해지고, 자칫하면 안티파스나 로마군에 잡혀 죽임을 당할 수 있다. 가족들이 울며 만류했는지 아니면 애써 격려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두 사람이 결국 예수를 따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떠나는 순간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제 노동과 일상을 지속하다, 약속한 시간 예수가 다가와 말을 건네자 두말없이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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