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에 해당되는 글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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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3/28 부활 (20)
  3. 2008/03/27 감사 (15)
  4. 2008/03/26 구합니다. (3)
  5. 2008/03/16 골목
  6. 2008/03/13 독립 게임
  7. 2008/03/12 아름다움
  8. 2008/03/08 무지
  9. 2008/03/03 김수영 풍 서문
2008/03/31 21:41




자전거 못 타겠네.
못타죠. 아침에 나와서 저녁 열시 넘어  들어가면 골아떨어지는 거죠.
힘들겠구나.
회사원 생활 안 하려면 할 수 없죠 뭐. 그래도 마음은 편해요.
장사는 좀 어때.
그럭저럭요. 한 이년 하면 자리 잡을 것 같아요.

몇 해 전 상욱은 의정부에서 강남 회사까지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며 몰라보게 얼굴이 좋아져 나타났다. 두해 쯤 지나 녀석은 다른 자전거 가게에서 ‘직공’ 노릇을 하며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얼마 전 제 가게를 냈다. 오늘 녀석의 가게에 들렀다. 생각보다 환하고 깔끔한 가게 안엔(작은 엠티비 가게들은 대개 어둡고 정리가 안 되어 있고 또 한쪽 구석엔 ‘동호회 아저씨들’이 죽치고 있는 편이다) 엠티비, 미니벨로, 생활 자전거들, 자전거 용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내일 택배로 부치기로 했다는 편해문 형의 자전거도 살펴보고 손님을 맞는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다 중국음식을 시켜먹고 왔다. 두어 시간 지켜보니 녀석의 가게가 자리잡는 데 이년까지 걸릴 것 같진 않더라.

(손님이 가져온 고장난 자전거를 살펴보다 익살스럽게 카메라를 피하는 상욱 ㅎ)

2008/03/31 21:41 2008/03/31 21:41
2008/03/28 21:40

나는 예수의 부활을 믿는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이 '단지 육체의 부활'이라면 예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인류 최고의 마술사일 뿐이다. 우리는 마술사에 감탄하지만 존경하거나 신앙하진 않는다.

2008/03/28 21:40 2008/03/28 21:40
2008/03/27 12:21
진즉 테터툴즈로 바꾸기로 했지만 이래저래 엄두가 안 나 미루어왔다. 검색창은 일년 넘게 ‘수리 중’ 팻말이 붙은 채. 그런데 아무런 내 수고 없이 깔끔하게 이전 작업을 마쳤다. 도움을 준 테터툴즈 노정석 대표와 개발자 김태경 형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김태경 형은 작업 내내 세심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신세지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거듭 감사드린다.
2008/03/27 12:21 2008/03/27 12:21
2008/03/26 12:10
고래 편집자 구합니다.
씩씩한 여성 우대. ㅎ
2008/03/26 12:10 2008/03/26 12:10
2008/03/16 16:04
우리노래방, 양념 후라이드, 롯데부동산, 블랙앤화이트 헤어, 형제세탁, 반석건축, 프린트하우스, 지에스이십오.. 봉천동 어느 골목. 김단은 제 동무들과 고양이카페에 들어가고 나는 차에 남아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원고를 손보고 있다. 휴일 오후 외출 차림의 자취생들, 커플들이 골목 저 끝에서 나타나 점점 커져 또각또각 지나쳐간다. 그들의 모습에서 내 20대 어느 골목 풍경을 떠올리는데,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녀석 하나가 왼쪽 백미러에 제 면상을 들이대곤 요리조리 째를 낸다. 장난기가 발동해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씽긋 웃자 놀란 녀석은 시선을 떨어트리더니 스르르 몸을 돌려 잰걸음으로 사라진다. 앞으로 한 시간 쯤, 이라던 김단은 두 시간이 넘었지만 연락이 없다. 고양이가 그리 좋을까. 덕분에 나는 마가복음 14장 게쎄마니에 엎드려 아빠 아빠 우는 예수를 더 천천히 들여다본다.
2008/03/16 16:04 2008/03/16 16:04
2008/03/13 13:01
최근 미국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 다녀온 똘망소년이 들려주는 ‘독립 게임’ 이야기.
야, 멋지다는 말밖엔.. ㅎ
2008/03/13 13:01 2008/03/13 13:01
2008/03/12 09:00
사회적으로는 극우, 개인적으로는 가부장 의식으로 뭉친 영감들은 사실 더 새롭게 해롭진 않아. 그들은 너무 추해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도 없거든. 오히려 ‘저런 놈들 때문에라도 세상이 확 엎어져야 해’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 정말 해로운 사람들은 아름다워. 아름다움을 풍기면서 ‘그런다고 세상은 변하진 않아’ 하는 사람들이지. 그들은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고 부드럽고 점잖은 사람들이고 월드비전이나 나눔문화 같은 데 기부도 하는 사람들이고 여행을 가도 보성 녹차밭이나 담양 소쇄원으로 가는 사람들이지.(한 제자에게 한 이야기)
2008/03/12 09:00 2008/03/12 09:00
2008/03/08 14:41
지난주 열린 가족회의에서 김단과 김건은 ‘대학은 굳이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둘은 몇몇 이모 삼촌의 실례를 그 근거로 들었다.(이 이야기는 다음에) 상평과 살구와 예정에 없던 늦은 저녁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상평이 그랬다. “제 경험을 보더라도 제도 교육이 삶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분명하거든요.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이만큼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래도 사회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자넨 사회학과 석사까지 했지만, 노사모였지.” “예..” 행여 또 느슨해질세라 이따금 부러 하는 놀림 말이지만 상평은 언제나 못마땅한 기색 없이 수긍한다. “제도 교육이 사람을 무지에서 벗어나게 해주진 않고, 다만 무지를 좀 더 어려운 말로 표현할 수 있게는 해주지.” 내가 웃으며 말했고 다시 셋이 자글자글 웃었다.
2008/03/08 14:41 2008/03/08 14:41
2008/03/03 19:00
다시 그의 그림을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 구체성을 더 밀고나가서 끔찍하게 만들어버릴 수는 없을까. 구질구질할 정도의 끔찍한 구체성이 갖는 무시무시함을 보고 싶다. 야, 호철아. 책 낸 것 축하한다. 이제 애들 너무 열심히 가르치지 말고, 학교 일도 적당히 하고, 그림 좀 더 많이 그려라. 무시무시하고 끔찍하도록. (최호철의 그림책 을지로순환선에 실린 강홍구의 ‘김수영 풍’ 서문에서)
2008/03/03 19:00 2008/03/03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