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04/12/02 아침 풍경
  2. 2004/12/01 블로그 다운
2004/12/02 09:26
“아빠, 무서워.” 김건이 머리통으로 파고든다. “왜.” “무서운 꿈 꿨어.” “그래 어서 자.” 나는 김건을 끌어안고 등을 쓸어준다. 조금 지나서 김건은 다시 나를 부른다. “아빠.” “응.” “무서워.” 바짝 들이댄 얼굴에 눈이 송아지마냥 구른다. “그럼 불 켜고 하고 싶은 거 해.” “아빠 못 주무시잖아.” “아빤 괜찮아. 몇 시지?” “여섯시 삼십분.” “일어날 시간 다 되가네. 너하고 싶은 거 해.” 김건은 불을 켜더니 책을 가져온다. “뭐야?” “아스테릭스.” “글자가 작은데 괜찮아?” “응. 여기까지 봤어.” 김건은 책갈피 꼽아 놓은 곳을 가리킨다. “이제 안 무서워?” “응 하나도 안 무서워.” 김건은 흡족한 얼굴이다. “다 봤다.” 한참 엎드려 책을 보던 김건은 다시 일어나 다른 책을 가져온다. 고래다.

“너 불 켜고 뭐해. 아빠 주무시는데.” 김단이 왔다. 나는 모른 체 눈을 감고 있다. “아빠가 허락했어. 나 무서운 꿈 꿨다고.” “어서 나와. 불 끄게.” 목요일은 아내가 새벽에 연습하러 나가는 날이다. 그런데 한달 쯤 전 하루는 일어나 보니 아이들이 없었다. 내가 새벽에 잠자리에 든 걸 아내가 김단에게 이른 건가, 싶어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날 저녁 김단에게 물었다. “왜 아빠 안 깨웠어?” “그냥.” “아빠가 새벽에 잤다고 그런 거야?” “뭐, 내가 해도 되는 걸.”(김건 같으면 “아빠 피곤하실 것 같아서 그랬다”고 착착 달라붙게 말했을 텐데 둘은 참 다르다. 아내는 내가 그렇게 키웠다는데 글쎄, 타고난 게 있겠지.)

"어휴 이 녀셕이." 제 누나의 채근에 김건은 제 아예 책을 덮고 누워버린다. 나는 웃음이 터지는 걸 참으며 잠자코 누워 있다. 김단은 나(자고 있는)를 의식하여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김건을 채근한다. “다섯 셀 때까지 안 일어나면 누나한테 엉덩이 맞는다. 하나아, 두울, 세엣 네엣, 넷반, 넷반에반, 넷반에반에반, ...” 이윽고 다섯이 되려는 순간 김건은 슬그머니 일어난다. “이리와 엉덩이 한 대 맞아.” 김건은 와아 웃으며 밖으로 도망하고 하며 “너 이리 와.”하며 김단도 쫓아나간다. 나는 그제야 막힌 숨을 몰아쉬며 혼자 킬킬 웃는다. 일어나 계란 프라이라도 부쳐줄까.
2004/12/02 09:26 2004/12/02 09:26
2004/12/01 11:59
고래가그랬어 스캔 파일을 올렸는데 블로그가 종일 다운되었다. 서버문제를 해결하고(트래픽 제한이 없는 서버를 마련하는 중) 파일을 다시 올리기로 한다. 사과드린다.
2004/12/01 11:59 2004/12/01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