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1 08:01
‘김정은이 두번의 기회를 날렸다’ ‘트럼프에게 속았다’ 하는데 꼭 그렇진 않다. 김정은이 트럼프와 첫 회담을 벌이기 직전(불과 8개월 전이다) 국제 사회에서 북한의 위상과 이미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은 북한을 미국에게서 대놓고 모욕당하는 국제 사회의 이면 국가에서 미국과 대등하게 담판을 벌이는 전면 국가로 바꾸어 놓았다. ‘결렬’은 실패가 아니라 그 대등함을 실제화했다는 점에서(전세계를 결과의 예측 불가능성에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성공에 속한다. 어차피 김정은으로선 완전한 핵포기의 선행이 불가능하며, 트럼프도 그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회담을 지속하는 데는 그 자체가 주는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서 유익은 각자의 국가뿐 아니라 각자의 정치적 유익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모든 게 쇼이니 한반도 평화의 진전엔 소용없는 일인가? 역시 그렇진 않다. 이 모든 상황은 분명한 진전을 만들어낸다. 전세계가 8개월 전에 비해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줄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생각이 현실을 강제하는 힘이 있다.
2019/03/01 08:01 2019/03/01 08:01
2019/02/24 10:28
타락한 교회 비판이 ‘대형 교회’로 집중되면 ‘작은 교회’가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의 작은 교회가 ‘대형교회가 못 되어 작은’ 교회일 뿐이라면 소용없는 일이 된다. 물론 이건 교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개의 인민이 삶에서 좇는 가치들이 지배 계급과 그리 다르지 않다면, 단지 재산이나 기득권이 작을 뿐이라면 사회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규모의 윤리가 아니라 ‘가치’다.
2019/02/24 10:28 2019/02/24 10:28
2019/02/22 16:33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이 편한 쪽을 선택해요."

누군가의 책에서 몇해 전 내가 했던 내가 기억 못 하는 말을 읽었다.
천천히 다시 읽고 내게 물었다. 여전히 그런가?
2019/02/22 16:33 2019/02/22 16:33
2019/02/17 10:31
자본주의 사회, 즉 자유주의적 실증/경험주의가 장악한 사회에서 이상주의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이나 몽상을 좇는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상주의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현실’을 좇는 일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무수히 묻곤 한다. ‘사람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냐?’ ‘학교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냐?’ ‘국가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냐?’ 우리의 이상주의적 순간들이다. 또한 그 물음들은 많은 경우 ‘현실이 어쩔 수 없지..’라는 대답에 가로막히거나 포기된다. 알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은 이상주의자이며 이상주의자로써 투쟁하며 살아간다.
2019/02/17 10:31 2019/02/17 10:31
2019/02/14 15:49
어린아이는 땅이나 건물이 ‘사적 소유’되어 있다는 걸 상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필요에 의해 사용되거나 공유된다고 생각한다. 땅이나 건물의 사유가 당연하다는 관념은 실은 ‘교육’되는 것이다. 이번 고그토론의 주제는 ‘힘센 건물주’다. 건물주가 힘이 센 건 당연하다는 견해와 이상하다는 견해가 대립한다. 건물주에 대한 토론은 결국 ‘자유 시장’ 원리에 대한 철학적 토론이 되었다. 어른들은 이런 깊이의 토론이 어렵다. 그들에겐 사유 재산과 자유 시장 원리가 이미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

건물주가 되면 쉽게,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어. 그래서 유명한 연예인도 건물을 사. 많은 사람이 건물주가 되고 싶어 해. 건물주 되는 게임이 유행할 정도야. 누구나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힘이 센 건 당연해.
건물주가 아닌 사람이 부러워서 질투하는 거야. 만약 자기가 건물주라면, 더 많은 힘을 달라고 할 게 뻔해.
임대료를 올려도 그만큼 내고 거기서 장사하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왜 올리면 안 돼?
자기 돈으로 건물을 짓거나 사서 임대료를 받는 건데, 뭐가 나빠? 법을 어긴 것도 아니잖아.

vs.

집이나 가게는 사람이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거야. 그런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겠어? 건물주의 욕심을 채워주는 게 정답은 아니야.
은행 돈을 빌려서 건물을 샀다면, 그건 온전히 그 건물주 것이 아닌데, 왜 건물주가 건물에서 나오는 이익을 다 가져?
건물주에게 더 유리한 법도 문제야. 임대료가 올라서 장사를 할 수가 없잖아. 월급은 안 오르는데, 전・월세와 임대료는 엄청 빨리 올라. 이런 걸 법으로 막아줘야 해.
어떤 가게가 잘되고 그 동네에 사람이 몰려드는 건, 가게를 잘 운영한 가게 주인이 노력한 결과야. 그걸 건물주가 빼앗으면 안 돼.
2019/02/14 15:49 2019/02/14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