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9 20:39
10월 7일 세계문자심포지아에서 강연합니다. 휴일 오후 서촌 빈 한옥에 앉아 두런두런, 나쁘지 않을 듯싶군요. 앞 순서는 장정일 작가입니다.

오후 3시 장정일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라’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음성 언어'와 '문자'에 더하여 '몸짓 언어'까지 구사하는 인간은 동물보다 풍부한 소통 도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동물보다 더 완벽한 의사소통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많은 경우 인간은 음성 언어와 문자로도 거짓말을 하고 몸짓 언어로도 거짓말을 한다. 반면 문자도 없이, 빈약한 음성 언어와 몸짓 언어만을 가진 동물은 인간보다 더 명료하고 완벽하게 소통한다. 인간은 몸짓 언어에 더 민감해지고, 말과 글은 자꾸 줄여야 한다. 그러면서, 할 수만 있다면 '제4의 언어'를 찾아야 한다.

오후 4시 김규항
‘물신 세계에서 문자’

21세기 공산주의를 말하는 ‘가장 위험한 철학자’가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코미디는 무엇을 말하는가? 스탈린주의 이후 서구를 휩쓴 신좌파와 포스트주의 흐름은 마르크스주의를 좀 더 지적이고 문화적인 것으로 만들어주었지만, 정작 변혁의 에너지는 소거해 왔다. 마르크스주의의 갱신이라 알려진 자유주의의 갱신이었던 셈이다. 대개의 급진적 문자들이 갱신된 자유주의에 ‘애완’되는 사태를 해명하고 넘어설 수 있을까?

2018/09/29 20:39 2018/09/29 20:39
2018/07/29 12:09
이야기할 일도 많고 할 말도 적진 않지만
책 집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여름은 넘겨 돌아올 듯합니다.

심각한 더위에 부디 건강하시길 빕니다.
2018/07/29 12:09 2018/07/29 12:09
2018/07/03 14:00
난민 거부 사태에 대한 리버럴 인사들의 이런저런 비판에 내용상 대체로 동의한다. 다만 그들에게 묻고 싶은 건 글로벌 난민에 그토록 정치적 올바름을 보이는 그들은 왜 이웃 난민에 대해선 침묵하는가, 다. 두번의 리버럴 정권과 두번의 극우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완벽한 공조를 이룸으로써 한국 사회는 1:9:90의 사회가 되었다. 1은 여전히 극우 경향이지만 9는 리버럴이 대세다. 그리고 나머지 90은 난민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세금을 내는 것 외에 그들에게 보장된 국민으로서 안정은 없다. 일자리는 비정규, 불안정 노동이거나 그에 임박해있고, 아이들은 단지 1+9 아이들의 경쟁에 들러리 노릇을 하기 위해 이삼류 학원을 돌며 시든다. 물론 그게 글로벌 난민에 대한 반감이나 거부를 정당화하진 않는다. 그들의 태도는 잘못되었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잘못된 건 그들을 난민으로 만든 세력이다. 그리고 그들을 난민으로 만든 덕에 9의 안정과 기득권을 누리면서 그 현실에 철저히 침묵하는, 도리어 그들을 인종주의적 혐오에 빠져 있다 비난하는 인간들이다. 우리는 제주에 들어온 난민을 당연히, 최선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이 야비한 정치적 올바름의 쇼에 대해 말해야 한다.
2018/07/03 14:00 2018/07/03 14:00
2018/06/14 12:47
개인이든 사회든 꼭 한번은 치르고 넘어가야만 하는 일이 있다. 우회하거나 생략할 방법은 없다. 한국 사회의 경우엔 반공세력의 청산, 즉 우파의 정상화가 그것이다. 반공세력이 지배계급의 최상위 부분을 점하고 멀쩡한 우파 행세를 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이념적으로 뒤틀리고 마비된 상태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촛불 이후 한국 사회는 바로 그 일을 치러왔다. 이번 선거로 일단 큰 매듭은 지어짐 셈이다. 그 일을 치르느라, 즉 반공 세력의 청산에 사회 성원의 에너지가 총집중하면서 자유주의 세력은 스스로 한 일도 없이(애초에 박근혜 탄핵조차 반대하거나 회의적이었던 가소로운 자들) 정권 회복과 정치적 패권 확보 등 막대한 수혜를 얻었다. 총집중은 또한 진보정치나 좌파운동을 급격히 주변화하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최종적 결과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한번은 치르고 넘어가야만 하는 과정일 뿐이다. 자유주의 세력은 우파 행세하던 반공 세력이 힘을 잃음으로써 우파로서 정체를 더는 감출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최악보다 나은’이라는 이름의 안전가옥에서 걸어나오게 되었다는 것, 제 가치를 평가받게 되었다는 의미다. 알다시피 그들은 정치적 허울은 반공세력과 다르지만, 인민의 구체적 현실과 관련한 경제 부문, 특히 노동 부문에선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런 사실들이 인민 대중에게 새삼 확인되면서 한국 사회의 이념 구도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 정치는 비로소 실제 세계와 접속하고 진보정치와 좌파운동의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우리는 적폐가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해 토론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속도와 단기적 추이를 속단할 순 없다. 그러나 역사의 그래프는 크고 깊은 곡선을 그리며, 새로운 방향이 만들어지기도 어렵지만 일단 만들어진 방향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프는 새로운 방향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8/06/14 12:47 2018/06/14 12:47
2018/05/29 08:48
최저임금제 개악을 애써 외면하는 두가지 풍경. 하나는 이 문제를 민주당의 일로, 대통령과 무관한 일로  분리시키려는 이들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사랑은 존중하지만 그런 노력은 그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바보 취급하는 일이 된다. 또 하나는 임금 수준이 꽤 높아서, 이번 개악이 자신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련성’이라는 건 언제나 체감하는 것보다 크기 마련이다. 인정하든 않든 사회엔 계급적 이해관계의 거대한 전선이 존재한다. 평소엔 잊고 살더라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순간이 오면 투명하게 드러난다.(‘저 좋은 대통령이, 저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내 편은 아니었구나!’ 깨닫게 된다.) 이번 개악 역시 그 전선에서 발발한 전투, 혹은 침략 행위다. 전선에서 멀수록 나완 별 관련 없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선이 밀린다는 건 내 삶이 그만큼 전선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2018/05/29 08:48 2018/05/29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