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6 11:36
민주주의를 진전시킨다는 건 우리만 옳다 믿는 사람들이 지배하던 세상을 옳은 것은 하나가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바꾸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만 옳다고 생각하는 극우 정권을 우리만 옳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 정권으로 교체하는 걸 민주주의의 진전이라 맹신하는 사람들이 준동하고 있다. 오늘 민주주의의 적이자 새로운 파시스트들.
2017/05/06 11:36 2017/05/06 11:36
2017/05/05 11:02
모두에게 좋은 대통령 같은 건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 좋은 대통령이 나에겐 나쁜 대통령이고 나에게 나쁜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에겐 좋은 대통령이 된다. 결국 나에게, 내 삶의 현실에 내가 속한 계급에 좋은 대통령을 뽑는 게 중요하다. 아쉽게도 그런 후보가 없다면 가장 근접한 후보에 투표해서 장기적 전망을 만들거나, 고민 끝에 선거를 거부하는 것도 진지한 정치적 선택이다. 나에게 나쁜 후보를 남의 말에 현혹되거나 속아서 투표하는 것만 아니라면 모든 모든 선택은 존중받는 게 민주주의다. 그런 맥락에서 386 기득권세력과 최소한의 상식을 외치는 중산층 인텔리들이 문재인에 올인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헬조선이라고 말은 하지만 어느 정권이 되든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는, 극우 집권만 아니면 충분한 그들에게 문재인은 차악도 차선도 아닌 최선의 대통령이다. 다만 그들이 문재인이 모두에게 좋은 대통령이라고 강변하진 않길 바란다. 그것은 거짓말이며 꽤나 불쾌한 유형의 무지이다.
2017/05/05 11:02 2017/05/05 11:02
2017/05/05 08:40
페이스북에서 아래 글을 읽었다. 사람이란 처지와 위치에 따라 생각과 말이 달라지는 동물이지만, 그 차이가 지나치게 클 때 그의 인격을 의심하게 된다. '괴물'이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를 떠나 유시민이 그 불거진 사례라는 데는 동감한다. 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유시민을 좋아하지 않는 데 필요한 건 기억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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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에서 유시민이 하는 말이 트럼프가 '한미FTA 재협상하자' 하면 하고 아니다 싶으면 폐기하면 된다고 한다. 그거 없이도 잘 살아왔는데 까짓거 폐기하면 된다고.

욕나온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이 목숨끊고 자살하고 몸에 불태우면서 한미FTA 반대 외칠때 그런 사람들 뚜드려 패가면서 추진했냐?

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 입법' 때도 2년뒤에 정규직 안되는 일 절대 없다고 노조는 데모할 시간에 경제학 공부나 하라고 떠들었던 놈이 유시민이다. 그런데 지금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주장하는 당의 얼굴간판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열 올리면서 비판한다. 허 참.

본인이 했던 일에 대해서 일말의 반성도 없이 고통받았던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입장 바뀌기에 여반장을 보이는 저런 괴물이 이 나라에서 베스트셀러 인문작가이고 간혹 사람들이 '저분이 다시 정치에 나와야 한다', '올바른 장관급이다' 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다른게 없다. 양심이 있고, 반성을 할 수 있어서다. 60억 인류 중에 간혹 가다 유시민같은 괴물이 있는다고 문제는 없다. 다만 저런 괴물이 추종받는 사회는 인간의 사회가 아닐 것이다.

방송에 나와 저딴 소리를 지껄이는 걸 힘없이 봐야 한다니. 허세욱 열사에게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다.


2017/05/05 08:40 2017/05/05 08:40
2017/05/04 14:48
15년 전 쓴 글. 만일 우리가 그 즈음부터라도 비판적지지나 사표론을 넘어서는 용기를 가졌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현실을 맞았을 것이다. 물론 다 지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일에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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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념대로 찍어라

10여년 전, 재야 출신 국회의원의 보좌관 노릇을 하던 선배는"나중에 노무현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면 발 벗고 뛸 거"라 말했다. 노무현은 처음부터 보기 좋았던 모양이다. 세월이 흘러 노무현은 대통령 선거에 나왔고, 이변이라 불릴 만큼 약진하고 있다. 노무현의 개혁 이미지는 대개 인정할 만한 사실이다. 그는 조선일보와 국가보안법에 공개 반대하고 지역주의에 당당히 맞선 유일한 정치인이다. 이른바 '비판적 지지'(어차피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진보 후보를 찍어 죽은 표를 만드느니 좀더 나은 보수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 진보의 미래를 도모한다는)의 두번째 대상으로 그가 거론되는 건 그런 점에서 당연해 보인다.

'비판적 지지'의 첫번째 대상은 김대중이었다. 밝히자면, 나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그렇게 했다. 비판적 지지론이 아닌 진보 독자 후보론을 주장하던 진영에 더 가까웠지만, 그래서 다들 내가 그렇게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는 망설임 끝에 그렇게 했다. 진보진영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그렇게 했다. 드디어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었고 그에게 표를 몰아준 진보주의자들은 그의 개혁성에, 그의 개혁성을 통해 도모될 진보의 미래에 기대했다.

기대가 의구심으로 의구심이 다시 지루한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단지 몇 달이 필요했다. 나는 그 즈음 내가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김대중에 대한 실망의 원인은 김대중에게 있는 게 아니라 그에게 실망하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있었다. 어리석게도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인 김대중이 진보적이기를 기대했다. 실망에 찬 그들은 말하기를 김대중이 변했다고 했다. 그러나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김대중은 예나 지금이나 보수주의자이며 그의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그의 이념에 충실하다. 김대중에 대한 진보주의자들의 기대는 그가 한국사회 보수영역의 마이너로서 한국사회 보수영역의 메이저인 파시스트들에게서 오랫동안 견제 받는 모습을 통해 생긴 판타지였다.

김대중에 대한 실망을 노무현으로 보상하려는 심정이야 인간적으로 이해 안가는 바 아니나, 정치적으로 가련하기만 하다. 노무현이 김대중보다 인격적으로 신뢰가 가는가. 나 역시 그래 보이지만, 개인의 인격이 정치를 좌우할 수 있다는 가설은 텔레비전 궁중사극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노무현의 판타지에 젖은 사람들은 오늘 김대중을 잠시 접고 옛 김대중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그는 한 때 오늘 노무현과는 비교가 안될 판타지를 가진, '선생'이라 불리는 정치인이었다. 노무현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다. 노무현은 (개혁적) 보수주의자인가 진보주의자인가. 지역주의에 당당히 맞선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에도 당당히 맞서는가, 노무현은 하층계급의 싸움에 연대하는가.

김대중의 정치는 바보가 아닌 사람들로 하여금 이른바 나쁜 보수와좋은 보수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특히 오늘처럼 극단적 파시즘이 이면으로 물러난 상황에선 더욱 더)을 충분히 깨닫게 할 만했다. 좋은 보수후보에 표를 몰아주어 진보의 미래를 도모한다는 노회한 전략은 한국 정치에서 진보의 지분(득표율, 혹은 국회의원 수로 계량할 수 있는)이 하다못해 '김종필의 당' 만큼이 되어, 캐스팅보트 노릇이라도 가능해진 다음에나 생각할 일이다. 진보주의자, 혹은 진보정당의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는 세계 유일의 나라에서 진보주의자가 할 일은 오로지 '털끝 만큼이라도 진보의 지분을 늘이는 것'이다.

(중립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제 이념대로 순정하게 찍는 것, 그래서 한국정치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한국인들의 이념적 스펙트럼과 동기화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것만이 한국인들이 제 처지에 가장 적절한 정치를 맞을 유일한 방법이다. 네 이념대로 찍어라. 한국사회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면 가장 반동적인 보수후보를 찍어라. 한국사회의 표면적 악취라도 우선 덜고 싶다면 가장 개혁적인 보수 후보를 찍어라. 그러나 한국사회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진지하게 바란다면 (당선 가능성을 절대 기준으로 한 이런저런 되지 못한 정치평론일랑 걷어치우고) 그저 가장 진보적인 후보를 찍어라. 진보에 외상은 없다, 네 이념대로 찍어라.(씨네21 2002/04/03)





2017/05/04 14:48 2017/05/04 14:48
2017/05/03 08:55
불교 사상의 핵심은 연기론(緣起論), 우주만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연기론은 불교의 범주를 넘어 여하한 종교의 신앙에도 기본적 사고틀이 된다. 연기적이지 않은 신앙은 제아무리 크고 휘황해도 해방이나 구원과는 무관한 미신일 뿐이다. 신앙을 갖는다는 건 먼저 나와 온 우주만물이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내 존재가 우주만물의 미미한 일부일 뿐이라는 절대 겸손이자, 내 신념에 우주만물의 힘이 개입한다는 절대 용기이다.
2017/05/03 08:55 2017/05/03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