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9 13:29
고래가그랬어 첫 편집장 조중사가 재주 많은 인물이라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몇해 전부터 국숫집을 한다. 해방촌에서 시작했고 근래 들어선 서교동에 자리 잡았다. 상호는 '칠성제면'. 국수가 맛있다. 특히 멸치국수는 손에 꼽는 이들이 많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작은 양(200g)의 불고기도 있어서 간편하게 괜찮은 한 끼를 챙기기에 좋다. 혼자 가도 편한 분위기다. 나도 홍대 쪽에 일이 있을 때 무시로 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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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 13:29 2017/11/09 13:29
2017/11/01 17:40
모든 지배체제의 중요한 숙제는 피지배 계급을 분할하는 것이다. 경상도와 전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종 젠더 등 정체성으로 분할하여 서로 반목하고 적대하게 한다. 이른바 ‘분할 지배 전략’이다. 그런데 분할 지배 전략은 지배 세력 자신을 분할하는 방식도 포함한다. 피지배 계급으로 하여금 지배 계급의 일부를 보수/선으로 일부를 진보/악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진보적 에너지와 가치를 지배 체제 안에 완전히 가두는, 보다 세련되고 교활한 방식이다. 김대중 정권 이후 옛 민주화운동/86 세력이 지배계급에 본격 편입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실행되어 온 방식이기도 하다.

합법, 준법은 당연히 보수적 가치이며 보수의 기본이다. 그러나 ‘엘리트 영역에서 불법, 탈법이 판친다’는 여론이 강한 사회에선 합법, 준법이 특별한 게 되고 심지어 진보적 가치처럼 여겨지는 현상이 생겨난다. 그리고 법이란 언제나 현재의 지배계급과 기득권세력에 유리한 속성을 갖는다는 생각, 현재의 법 자체에 질문하며 넘어서려는 태도가 갈수록 사라지게 된다. 강고한 체제 안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불법, 탈법’도 ‘엘리트 영역에서 불법, 탈법이 판친다는 선전’도 모두 엘리트 영역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의심해야 한다.

홍종학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합법적인데 왜 문제냐’ 말했다. ‘합법적이지만 도덕적이지 않다’는 대응은 지극히 보수적인 것이다. 진보적 가치는 이렇게 말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바로 그래서 법을 뜯어고쳐야 한다.'
2017/11/01 17:40 2017/11/01 17:40
2017/10/25 14:48
민주노총이 청와대 만찬에 가지 않은 걸 두고 횡행하는 비판은 다수의 한국인이 아직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민주노총에 쩔쩔 매는 대통령’을 조롱하는 이른바 자칭 보수 시민들과 ‘대통령을 훼방하는 민주노총’을 욕하는 자칭 진보 시민들. 언뜻 대립하는 견해와 태도인 듯하지만, 자신이 ‘시민이자 노동자’라는 근대 시민의 기본적 자의식과 상식을 적극 부인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하나다. 여전히 수구 수구 세력이 활개를 치고, 촛불 정부는 알맹이없는 이벤트로 시간을 보낸다, 는 현실 비평이 사실이라면, 그 주역은 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시민들’인 것이다.

(민주노총이 정규직 조직노동의 입김이 세고, 비정규 불안정 노동이라는 근래 한국 시민의 보편적 현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건 민주노총이 가진 비판하고 개혁되어야 할 문제이지, 민주노총의 본질이나 목적은 아니다. 민주노총은 여전히 미우나 고우나 대개의 시민에게 내 삶과 현실을, 사회적으로, 즉 국가와 자본과 관계에서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
2017/10/25 14:48 2017/10/25 14:48
2017/10/23 17:58
정치적 대상(정치인, 정부 등)에 깊이 실망할 때 가장 주요한 원인은 내 잘못된 기대에 있다. 저 지랄같은 대중 정치의 현혹과 기만 앞에서 누군들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는가. 인정하고 성찰하며 시민으로서, 즉 정치의 주인으로서 식견과 힘을 더해가면 된다. 단지 대상을 비난하며 새로운 기대로 옮겨갈 때 우리는 정치의 먹이가 된다.
2017/10/23 17:58 2017/10/23 17:58
2017/10/12 15:41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반화한 덕에 아이들은 어른들 세계에서 이야기들을 대부분 듣게 된다. 그러나 관련된 논의에 참여하거나 제 일상에 직접 관련짓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그 괴리에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 아이들은 오가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피상적이고 감각적인 부분만 받아들임으로써, 굴절된 의식을 갖게 되는 일이 많다. 페미니즘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다짜고짜 ‘메갈이다!’ 반응하는 아이를 어찌해야 할까? 아이가 갑자기 ‘근데 여혐이 뭐야?’라고 물어온다면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까? 여혐이 뭔지 아는 것과 그걸 아이에게 적절하고 훌륭하게 설명해주는 일은 다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그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적절한 준비를 하는 것일 거다. 고래페미니즘 꼭지에 게재된 강남순 선생의 '여성혐오가 뭐예요?'를 교재로 활용하길 권한다. 읽고 내 생각을 보태어 아이에게 들려주어도 좋고, 아예 아이와 함께 읽어보며 토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페미니즘엔 여러 노선과 경향이 있지만,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겐 아무래도 보편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가 적절한데 이 기사가 그렇다. 세 번에 걸쳐 실린 걸 하나로 묶어 고래 블로그에 올렸다. PDF 버전을 내려받아 사용하면 더욱 편리할 것이다. 모름지기 교양있는 시민이라면, 아이에게 ‘여성혐오’가 뭔지 정도는 너끈히 들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ㅎ



2017/10/12 15:41 2017/10/12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