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18:12
사회적 갈등이나 분노를 봉합하거나 통합해야 할 것으로 보는 걸 세련된 민주주의 의식인 양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민주주의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나 분노를 온전히 드러내는 과정을 거듭함으로써 좀더 나은 상태를 만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소란스럽다고 해서 다 민주주의는 아니지만, 적어도 조용한 민주주의 같은 건 없다.
2017/02/24 18:12 2017/02/24 18:12
2017/02/22 09:25
제도 밖의 사랑이 불륜이라면 사랑 없는 제도 또한 불륜이다. 결혼의 첫번째 조건이 사랑이 아님을 공공연히 인정하는 불륜의 사회가 불륜을 비난하는 풍경은 우습고 가련하다. 타인의 불륜보다 내 불륜을, 사랑을 잊어버린 나를 먼저 슬퍼할 것.
2017/02/22 09:25 2017/02/22 09:25
2017/02/20 09:41
안희정이 알려주는 것

전통적으로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들의 전략은 후보 시절엔 진보 코스프레를 하고 집권 후엔 보수화하는(본색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민주당의 표는 진보(좌파)+개혁(자유주의) 세력으로 구성되었다. 민주당 후보의 숙제는 이미 확보된 개혁 표나 절대 안되는 보수 표가 아니라 진보 표였다. 그들은 재야 운동권 인사를 영입하고 비판적지지 흐름을 양성하며 진보적 공약을 개발했다. 그 전략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역시 노무현이다. 그가 당선된 순간 보수 세력은 혁명이 일어났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이번엔 양상이 전혀 다르다. 이재명을 빼고는 후보 시절부터 아예 보수적 본색을 드러내는 전략이 시도된다.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진보 세력은 저간의 과정을 거쳐 대부분 개혁 세력으로 흡수되었고 조직노동은 체제내화했다. 그에 반해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공황 상태에 빠진 보수는 상당 부분 유인이 가능한 상태다. 안희정은 바로 그걸 포착하고 집중했으며 성공적이다. 안희정이 결국 문재인을 넘어설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넘어서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노무현과 안희정은 내용상으로는 반대지만 시대를 읽는 전략이라는 점에선 일치하는 셈이다.

진보가 연이은 안희정의 보수 유인 발언에 정색을 하고 경악하는 건 싱거운 일이다. 안희정은 이광재 등과 함께 이른바 삼성공화국을 만드는 주역이었을 만큼 친자본주의적 인물이고 그 나름의 소신과 일관성은 달라진 적이 없다. 그의 관심은 계급이 아니라 국가다. 제 정체성을 솔직히 밝히는 최초의 자유주의 후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안희정을 욕하는 것보다는 안희정의 성공이 무엇을 말하는지 고찰하는 게 좀더 유익하다. 그것은 물론 진보(좌파)의 괴멸이다. (계속)
2017/02/20 09:41 2017/02/20 09:41
2017/02/19 09:50
누구나 제 나름엔 가장 적절하고 균형잡힌 이념적 선택을 한다. 이념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조차도 그렇다. 그래서 누구나 나보다 진보적인 사람은 지나치게 비현실적(몽상적)이라 느껴지고 나보다 보수적인 사람은 지나치게 현실적(속물적)이라 느껴진다. 민주주의는 그런 당연한 느낌이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는 사람들이 구성하는 사회다. 애석하게도 한국 사회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그런 당연한 느낌에 매몰된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다. 민주주의의 기초라는 비판과 토론은 매우 쉽게 적대와 배제의 도구로 추락하곤 한다. 
2017/02/19 09:50 2017/02/19 09:50
2017/02/18 08:51
최태원, 김승연 등에서 보듯 한국의 세습 재벌총수들은 감옥에 있어도 경영에 별다른 지장이 없거나 오히려 나아지는 우스운 공통점이 있다. 이재용은 하바드 비지니스스쿨 유학 시절 이른바 삼성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이삼성, 이삼성인터내셔널, 시큐아이닷컴, 가치네트 등을 설립 혹은 투자했으나 모조리 말아먹은 바 있다. 그의 지분들은 삼성 계열사들이 모두 웃돈 주고 인수했다. 외국 언론은 '한국에서 실패한 닷컴사업을 처리하는 쉬운 방법은 아버지 회사에 파는 것'이라고 조소하기도 했다. 이재용이 감옥에 간 후 삼성의 경영이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부재 때문은 아닐 것이다. 출소 후 이재용이 제 경력과 이미지를 일신하고 여론을 회복할 수 있을까. 묘안이 있긴 하다. 할아버지의 무노조 원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백혈병 산재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두 문제는 사실 정상화, 혹은 글로벌 기준의 편입일 뿐이기에 경영도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2017/02/18 08:51 2017/02/18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