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4 19:52
오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가 모든 사람에게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무엇 하나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은 ‘경제적 불평등에 의해 자유가 침해된 상태’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그런 상태야말로 자본주의적 자유의 본 모습이다. 자본주의에서 ‘자유’ 개념은 ‘사적 소유’ 개념과 한몸으로 생겨났다. 존 로크를 비롯한 초기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인간이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재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들은 재산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에서 자유란 누구나 구입할 권리가 있지만 돈이 없으면 구입할 수 없는 ‘상품’이다. 예컨대 ‘느리고 생태적인 삶’은 돈과 관련없이 세계관과 삶의 철학에 의거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한 재산이 있거나 안정적 지대 수입을 가진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다. 부지런히 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 ‘느리고 생태적인 삶’을 구현하려 들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다. 그것은 시스템의 응징이다. ‘느리고 생태적인 삶’은 자본주의의 승자들을 위한 ‘특별 상품’에 속한다. 승자들은 그 상품들 덕에 ‘교양미’ ‘지성미’ ’존경’ 같은 일반적 소비로 얻기 어려운 특별한 효용을 얻을 수 있다.
2018/10/14 19:52 2018/10/14 19:52
2018/10/01 17:52
근사한 패션 브랜드가 생겼다. ‘워킹클래스히어로’. 존 레논의 노래 제목에서 이름을 따온 이 브랜드는 특별하게도 ‘워크웨어’(작업복)을 주제로 한다. 대표인 곽유진 디자이너는 (사회운동 쪽이 아닌) ‘KUHO’ 등 하이 패션 쪽에서 일해온 사람이다. 얼마간의 인연 덕에 그들이 어떤 철학으로 뭘 하려는 건지 론칭 전부터 들을 수 있었는데, 첫 컬렉션이 매우 인상적이다. 쇼핑몰을 살펴주시길. 모델은 모두 실제 작업자들(바리스타, 목수, 쉐프, 농부, 도예가 등)이다. 단체 주문, 다양한 작업 유형이나 환경에 따른 디자인 협의도 당연히 가능하다.


2018/10/01 17:52 2018/10/01 17:52
2018/09/30 12:34
‘문재인 정부에 기대가 컸는데 실망했다’는 말을 근래 많이 듣는다. 인간이란 도리없이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존재지만, 실망의 원인은 ‘잘못된 기대’인 경우가 많다. 정치의 내용을 규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당연히 이념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주의 정부이며, 자유주의 정부로서 일정한 이념적 계급적 행동 범주를 갖는다. 그 범주 안에서 나타나는 차이들이 있다. 그걸 갖고 기대하거나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범주를 넘어서는 것, 좌파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을 터무니없이 기대해놓고는 탓을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에도 ‘기대했는데 실망했다’ ‘개혁의지가 후퇴했다’ 심지어 ‘대통령되더니 변했다’ 따위 말들이 무성했다. 그 정도 체험했다면 최소한의 학습효과가 있을 법도 한데 왜 그렇지 않을까? 더는 존중받기 어려운 순진함도 있겠지만 ‘자유주의 정치에 대한 잘못된 기대’의 상당 부분이 386 특유의 너스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산층으로서 좌파 정치에 앞장서긴 싫지만, 노동이나 경제 사안들에 대한 진보 행세도 포기하기 싫으니 ‘잘못된 기대’라는 방식으로 자유주의 정부에 씌우고 빠져나간다. 수구 세력은 기득권을 추구하되 정의연 하진 않았다. 386은 이미 그들 만큼 기득권을 갖고도 정의연 한다.
2018/09/30 12:34 2018/09/30 12:34
2018/09/29 20:39
10월 7일 세계문자심포지아에서 강연합니다. 휴일 오후 서촌 빈 한옥에 앉아 두런두런, 나쁘지 않을 듯싶군요. 앞 순서는 장정일 작가입니다.

오후 3시 장정일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라’라는 말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음성 언어'와 '문자'에 더하여 '몸짓 언어'까지 구사하는 인간은 동물보다 풍부한 소통 도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동물보다 더 완벽한 의사소통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많은 경우 인간은 음성 언어와 문자로도 거짓말을 하고 몸짓 언어로도 거짓말을 한다. 반면 문자도 없이, 빈약한 음성 언어와 몸짓 언어만을 가진 동물은 인간보다 더 명료하고 완벽하게 소통한다. 인간은 몸짓 언어에 더 민감해지고, 말과 글은 자꾸 줄여야 한다. 그러면서, 할 수만 있다면 '제4의 언어'를 찾아야 한다.

오후 4시 김규항
‘물신 세계에서 문자’

21세기 공산주의를 말하는 ‘가장 위험한 철학자’가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코미디는 무엇을 말하는가? 스탈린주의 이후 서구를 휩쓴 신좌파와 포스트주의 흐름은 마르크스주의를 좀 더 지적이고 문화적인 것으로 만들어주었지만, 정작 변혁의 에너지는 소거해 왔다. 마르크스주의의 갱신이라 알려진 자유주의의 갱신이었던 셈이다. 대개의 급진적 문자들이 갱신된 자유주의에 ‘애완’되는 사태를 해명하고 넘어설 수 있을까?

2018/09/29 20:39 2018/09/29 20:39
2018/07/29 12:09
이야기할 일도 많고 할 말도 적진 않지만
책 집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여름은 넘겨 돌아올 듯합니다.

심각한 더위에 부디 건강하시길 빕니다.
2018/07/29 12:09 2018/07/29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