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6 12:34
기차길옆작은학교가 20주년 공연을 한다는 연락을 받고 홈피에 들어가보니 루이스 신부의 축하 편지가 있다. 꼰솔라따 수도회 소속 신부인 그는 93년 기차길옆작은학교 식구들을 만나 10여년 동안 함께 했고 지금은 브라질의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배우고 되새길 게 많은 편지다.



우선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릴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에 기뻐요.
먼저 20주년이 맞이한 공동체 식구들 하나하나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고 제 삶의 귀한 부분이라고 여겨요. 그래서 제가 이 공동체와 여러분들의 역사에 아주 작은 자리를 차지한다 해도 영광이에요. 한국을 떠나 브라질에 살게 되어 몸은 멀리 있지만 생각으로 늘 가깝게 느껴요. 또한 함께 했던 그때를 뒤돌아 볼 때마다 영감을 받아 제 삶에 힘이 되어요.

이 공동체가 20 주년이 지내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 했을 때 여러 가지가 떠올랐어요.
“어떤 꿈을 따라 가려고 20년 동안 공동체로 함께 하는 것. 자본재와 소비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회 안에서 가난의 가치관을 따라가는 것. 어렵고 약한 이들이 살 희망을 찾아낼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생활하려고 하는 것. 씨앗처럼 작고 새 생명의 힘이 갖는 것을 끝까지 원하는 것. 나아가야 할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에 꿈을 계속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마음 안에서 찾아내는 것.”

아가방에서 기차길 옆 공부방, 그리고 작은 학교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회의나 활동, 행사 결정들을 위와 같은 가치에 따라 한 것을 보면 여러분의 공동체가 남다르게 보여요. 그 것은 참 아름다운 나무가 이 땅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공부방 아이들을 보면 그 의미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만석동 아이들은 자기 아픔을 같이 나누고, 감추는 눈물을 서로 닦아주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가 가치 있다는 걸 믿게 되었을 거예요. 그리고 사랑과 돌봄을 통해 자신 안에 잠재해 있는 재능을 드러내게 되었죠.

그러나 이모 삼촌들은 아이들을 보며 자신들이 준 것보다 얻은 것이 많다고 말할 거예요. 저는 그것을 알고 있어요. 그 것은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은 더 많다는 사랑의 기적이에요. 20년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똑같은 열렬한 마음으로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사랑 덕분이에요. 희망 주는 것은 사랑 그 자체가 넓게 퍼지는 것이고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쳐 때가 되면 같은 열매가 맺게 될 것이에요.

멀리 있으면서 공동체 식구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 공동체가 이미 역사도 있고 열매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 것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씩 같은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해 노력도 하고 희생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꿈이 이미 피처럼 여러분들의 혈관 안에 돌아가고 있어요.

우리의 보물이 있는 곳에 우리 마음도 그 곳에 있다는 복음의 말씀대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공동체를 이루는 여러분들의 꿈은 각자의 보물이 되고, 그 보물을 얻기 위해 가졌던 개인 바람이나 계획까지 버려도 된다는 마음으로 생활하시기를 바라요.

어려움을 겪을 때나 포기할 유혹이 올 때에 힘든 선택을 했던 것을 잊지 마시고 그만큼 보람 있는 부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 하시고 힘내시기를 빌어요.

20추년 축하 인사와 사랑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희망의 기쁨을 함께 보내요.


마 루이스
2007/03/16 12:34 2007/03/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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