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9 13:34
광주 애듀컬처사업단 실무자 몇사람이 방문했다. 그들이 말하길 고래에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들어 있더란다. 내가 대답했다. “저나 편집장이나 고래를 만들면서 무슨 아동심리랄까 출판론이랄까 이론을 세워서 일해본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들으면 오히려 왜 그렇게 된 걸까, 생각해보게 됩니다.(웃음) 그런 생각은 듭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전적으로 아이들 편에서 모든 걸 결정해왔습니다. 책 이름도 그렇고 만화를 많이 싣는 것도 그렇고 좀 어수선해보이는 구성도 그렇고 다 아이들의 듯을 따른 것입니다. 대개 좋은 어린이 책이라고 하면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에게 좋다고 여겨지는 책’을 말합니다. 고래는 그런 태도에 분명히 반대합니다. 이를테면 고래창간 무렵에 손꼽히는 어린이책 출판사 사장분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대한민국 아이들 중에 저희 책 좋아하는 아이 한명도 없어요. 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그래도 이런 책은 읽혀야 된다고 생각해서 사주는 것이죠.’ 그는 웃으며 말했지만 저는 참 씁쓸했습니다. ‘아이들 책의 주인은 아이들인데 왜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책이 좋은 어린이책인가?’ 대개 어른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어린이책은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건 어른들이 마땅치 않아 하는 경우가 많지요. 고래의 편집방향은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게 첫째이고 그 다음이 건강한 의식을 가진 어른들이 아이에게 권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책뿐 아니라 행사든 사업이든 다른 어떤 것이든 아이들과 관련한 모든 일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돌아가고 AGI 김영철 대표가 방문했는데 그도 같은 말을 했다. 내가 고래를 만든 이유는 분명히 있지만 고래의 방식이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밖에서 고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 의해 거꾸로 깨닫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다.
2007/03/09 13:34 2007/03/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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