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8 14:18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해온 예수전 강의는 일단 네 번으로 마무리했는데,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 몇몇의 제안으로 연구반(심화반)을 꾸렸다. 학술적인 지식이나 교양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을 우리 삶에 좀 더 체화하려는 시간이다. 내가 정한 대강의 주제를(첫 주제 “그때 거기”에서부터 마지막 주제는 “지금 여기”까지) 스물몇이 돌아가면서 발제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그 첫 시간에 대해 한 수강자가 연구반 카페에 올린 소감.

첫 세미나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아니 많이 어려웠습니다.
이스라엘의 고대 역사에 대한 자료는 처음 접하는 것이었고,
내가 이스라엘의 역사와 파, 파, 파를 알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조금)있었습니다.
그런데 머릿 속에 기억한 지식말고 가슴으로 얻은 배움이 있어요.
'느낌' 이었습니다.

김규항 선생님은 '교회'라는 글에서
'내가 신도들에 파묻혀 한시간 가량의 공허에 내 영혼을 내맡기고 나오면
그 청년은 교회 담장 밑에 고단한 새처럼 앉아있다'고 쓰신 적이 있지요.

선생님의 글을 조금 따다가, 첫 세미나의 '느낌'을 풀어내자면
'내가 둥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두 시간 가량의 배움에 들어서 있을 때
그 청년은 우리 사이에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있었다'
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 머리 숙여 발제문을 바라보고 계실 때 저는 고개 들어 앉아계신 분들을 쭉 둘러보았거든요.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이렇게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통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참 좋기도 했습니다.

예수와 함께 조용하고 진지하게 기도하는 것 같았습니다.
참 기쁘고 편안하고 따뜻했습니다.
성서를 꺼내어 마가복음을 자기 전에 조금씩 조금씩 다시 읽어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예수가 신 같았는데, 지금은 나와 나이 비슷한 갈릴리 사내처럼 느껴져요.
구절구절 되새겨보고 있습니다.

일주일의 두시간은 참 소중하고 배부른(승리 누나가 사다주시는 빵이 나는나는 조아요^^) 시간입니다. ㅎㅎ
2006/11/28 14:18 2006/11/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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