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9 07:53
박노자는 처음에는 관료주의, 집단주의 문화에 대한 비판을 주로 썼던 것 같다. 주류 사회에 대한 거야 당연했지만 ‘운동권 문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은 적이 거슬렸다. 그런 거부감은 그가 구 소련에서 태어났고 이른바 페레스트로이카 시절 청소년기를 보낸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한국의 운동권에서 현실 사회주의 체제의 관료주의를 느꼈던 모양이다. 그러나 NL 계열 학생운동의 편린을 보고 한국의 운동권 문화를 말하는 건 경솔해보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의 글을 보면 반자본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에서 권위주의, 집단주의 문화가 많기 가신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박노자의 내면이 진전한 게 아닌가 싶다. 그의 조국의 역사, 혹은 현실과 관련지어 말이다.
페레스트로이카는 관료화된 현실사회주의 지배체제에 대한 자유주의 세력(옐친 같은 개념 없는 인간들이 주도하는)의 저항이었다. 인민들은 당연히 지배세력에 대한 오랜 반감 덕에 대부분 (저항 세력으로서) 자유주의 세력에 동조했다. 비극은 자유주의 세력이 가져올 자본주의 사회가 얼마나 끔찍한가에 대해선 잘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게 박노자의 조국 러시아는 무참하게 무너져갔다. 오늘 러시아는 도무지 존중할 구석이 없는 나라가 되었고 현재가 과거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인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우리에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페레스트로이카 당시 러시아엔 제3의 세력이 있었다. 그들은 관료화된 현실사회주의 체제에 반대했지만 동시에 자본주의에도 반대하는, 진정한 사회주의를 좇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페레스트로이카의 광풍 속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아마 소년 박노자도 그랬을 것이다. 조국을 떠나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는 박노자는 이제 그들을 떠올리며 한탄하는 것 같다. 그의 근래 글엔 그런 한탄이 짙게 배어있다.

(러시아의 경과는 남한의 경과와 많이 닮았다. 군사 파시즘을 물리쳤지만 개혁은 본격적인 자본주의를 가져왔고 그에 대한 경계심이 없던 인민들은 ‘대체 왜 이렇게 되는지 알지 못한 채’ 고단한 삶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한에서 역시 제3의 세력은 무대 밖으로 밀려나 있다.)
2006/08/19 07:53 2006/08/1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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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박노자 [GYUH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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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ubject: 박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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