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3 16:12
사회 보면서 막간에 한 이야기.녹취해 보내주신 하란님께 감사.

저는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한국전통춤이나 전통음악과 같은 한국전통예술들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런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한국인이라서, 그것들이 ‘우리 것’이라서는 아닙니다. 몇 해 전 어느 전통음악인에 의해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캠페인이 있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저는 그 캠페인에 담긴 진정성을 존중하면서도 그 캠페인은 적어도 예술에는 덜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술이란 예술가와 관객 간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이기 때문에, 우리 것은 좋고 남의 것은 덜 좋다든가 고급예술은 훌륭하고 대중예술은 덜 훌륭하다든가 하는 생각은 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전통예술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예술들이 우리 것이라서가 아니라 그 예술들이 세상의 모든 예술들 가운데서도 양식 면에서나 예술적 깊이 면에서 가장 품위 있고 아름다운 예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처음부터 그 예술들을 좋아했던 건 아닙니다. 스물몇 살 때 어떤 계기로 가까이 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눈이 열리고 귀가 뚫리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예술이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자리에 평소 이런 예술들을 가까이 하시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눈이 열리고 귀가 뚫리는 약간의 시간을 가지실 것을 권합니다. 반드시 여러분의 삶에 근사한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2005/12/23 16:12 2005/12/23 16:12

트랙백 주소 :: http://gyuhang.net/trackback/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