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0 11:36
‘몸짱 아줌마’가 이 동네로 이사 왔다는 건, 몇 달 전 “그런데 그 집 아저씨와 애들은 되게 뚱뚱해.”하는 동네 아줌마들의 수군거림으로 알았다. 엊그제 집에 들어가니 가정통신문 같은 게 놓여 있는데 그 아줌마가 보낸 편지다. 어린이 체조 비디오를 만드는데 거기 출연할 여자 아이들을 선발한다, 김단이 1차 선발에서 뽑혔으니 2차 선발에 나와 달라는 이야기가 ‘이 편지는 교감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보냅니다’ 라는 맺음말로 적혀있다. 워낙 건강법이니 몸매관리법이니 하는 상품에 대한 탐탁지 않음(몸을 튼튼하게 만든다든가 비만을 치료하는 일은 꾸준한 노력과 운동이 중요한 것이지 무슨 특별한 묘책이 있는 건 아닌데 그 꾸준한 노력과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묘책을 몰라서인 것처럼 현혹하는 건 일종의 사기다)이 있는데다 이번엔 ‘어린이’라니 더욱 탐탁치가 않다. 그런데 아침에 김단이 거길 가도 되냐고 묻는다. 제 엄마한테 물었지만 그도 탐탁지 않기야 매한가지인지라 ‘아빠한테 물어보라’고 떠넘긴 것이다. “글쎄.. 그거 어른들이 순 돈 벌려고 만드는 건데 그런 데 단이가 나가는 게 아빠는 별론데..” 그래도 김단은 적이 가고 싶은 눈치다. 왜 가고 싶은지 물었더니 “재미있을 것 같고 무대공포증도 나아질 것 같아서”라고 한다. 다섯 살 때부터 춤을 추어온 제 엄마의 피가 흐르는 걸까, 김단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잠시 생각하다 아비의 잘난 사회의식으로 아이의 정당한 욕구를 통제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래,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라.”했다. 돌아온 김단에게 “엄마들 좀 왔든?” 하고 물으니 다들 왔는데 어느 엄마가 김단에게 그러더란다. “너희 엄마는 왜 안 왔니?” “굳이 오실 필요가 없어서 안 오셨어요.” “아니 왜 오실 필요가 없어? 자기 딸 일인데.”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아이를 ‘연예인’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부모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게 적당한 일부일 때 그리 나쁠 것도 없다. 연예계는 사회의 일부다. 문제는 지금 한국엔 그런 부모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요컨대 지금 한국은 그 자체로 연예계다.
2005/07/20 11:36 2005/07/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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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ㅇㅇㅇ

    Tracked from 낭만적인 이성주의자~* 2005/07/25 13:39  삭제

    ㅇㄹㅇ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