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8 15:38
어제 저녁 혜화동 싸구려 횟집에서 박경석 형과 소주를 마셨다. 만난다 만난다 하면서 참 오랜 만에 만났다. 알려진 대로, 그는 장애인 문제를 자본주의 체제와 계급의 맥락에서 보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털끝만큼도 관념적이지 않다. 나는 한국의 소수자 운동에 박경석이라는 진보적 활동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모든 소수자 운동의 생명은 진보성이다. 물론 계급 해방이 곧 소수자 해방은 아니지만, 계급을 무시하는 소수자운동은 소수자 운동의 탈을 쓴 사회적 반동이거나 그에 오염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계급 해방과 소수자 해방은 늘 한몸이어야 한다. 어제 만남의 목적 가운데 절반은 인터뷰였기에 주로 그가 그런 진보성을 갖게 된 경로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화는 매우 유쾌했고 마지막엔 그가 택시를 잡아 나를 태워주었다.

4월 20일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정부에선 ‘장애인의 날’이라 부르는)이다. 그날 그와 그의 동지들은 다시 도로를 멈출 것이다. 그런 투쟁 방식이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 활동가들이 사슬과 사다리로 제 몸을 묶고 도로를 멈추는 일은 노동자들의 ‘파업’과 같다. 자본의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 자본과 자본의 정부를 위협할 방법이 있는가? 그들이 단지 허가된 공간에서 구호를 외치고 성명서를 낭독한다면 아무도 ‘병신들의 소란’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420 투쟁. 부러 가보진 못하더라도 혹시 그날 차를 타고 가다가 그들 때문에 차가 멈추거든 힘을 다해 그들의 편이 되어 주자.
2005/04/18 15:38 2005/04/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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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4.20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Tracked from 鎭眞의 정치적 글쓰기 2005/04/19 09:41  삭제

    내일 도곡동 로타리 1시 30분. 난 카메라를 던져버리고 파이프를 들지도 모른다.

  2. Subject: 리눅스 이렇게 생겼어요

    Tracked from FLOSS 자유 소프트웨어 2005/04/19 23:05  삭제

    * 이 글은 레니님의 [오픈소스와 표준] 글에서 기술적, 예술적 취향에 관련된 글입니다. 1) KDE/GNOME GUI 이건 정말 설정하기 나름입니다. 밑에 제가 쓰는 KDE 바탕화면 (듀얼 모니터 1번) 그림 올렸?

  3. Subject: 소수자 운동과 계급, 자본

    Tracked from FLOSS 자유 소프트웨어 2005/04/19 23:11  삭제

    * 이 글은 김규항님의 [박경석] 글에서 소수자 운동과 계급에 관련된 글입니다. [소수자 생각 1] 들뢰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는 소수자(minority)란 숫적(number)으로 적은 사람들이 아니라 힘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