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16 11:11
"예수의 위대함이 뭐라 생각하십니까?"

"흔히 사랑이나 용서를 말하지만 사랑이나 용서를 말하지 않은 현인이나 성인은 없습니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 것을 말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비정규 노동자, 소수자 운동 하는 활동가들이 다 그런 분들입니다. 그러니 그런 위대함은 예수만의 위대함은 아닐 것입니다. 저는 예수의 삶이 보이는 독특한 지점, 정치적 혁명가가 아니었는데 정치적 혁명가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에서 예수의 위대함을 발견합니다. 근대 사회와 현실사회주의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혁명이라는 것 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회의는 실은 ‘혁명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대한 회의’여야 합니다. 우리는 혁명이 아닌 것, 혹은 혁명의 일부에 불과한 것을 혁명이라 믿었고 그런 믿음에 대한 실망과 좌절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비굴하게도 그걸 혁명 자체에 대한 회의로 돌려버립니다. 우리가 할 일은 혁명을 회의하는 게 아니라 그런 역사적 경험을 통해 얻은 반성과 통찰을 혁명에 부어 넣는 것입니다. 그래서 혁명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혁명에서 나타난 문제는 ‘시스템과 인간의 모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변혁하자니 인간에 소홀해지고 인간을 챙기자니 시스템을 변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두 가지를 절충하거나 한쪽을 배제하면 죽도 밥도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결국 혁명의 숙제는 어떻게 하면 ‘시스템과 인간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혁명은 아름다울 것입니다. 예수는 바로 그 문제에 결정적인 통찰을 줍니다. 2천년 전 팔레스타인의 한 초라한 사내가 말입니다. 우리는 그 삶을 위대하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2004/12/16 11:11 2004/12/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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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시스템과 인간의 모순?

    Tracked from 月下獨酌 2004/12/17 00:28  삭제

    규항넷의 위대한 삶이라는 글에 트랙백되었습니다. 1. 저녁때 반주로 마신 몇잔 소주기운 때문인가, 언뜻 문맥을 이해 못하겠기에 글을 거푸 세번은 읽었다. 그의 블로그를 자주 찾는건 (본인?

  2. Subject: 우리가 할 일은 혁명을 회의하는 게 아니라

    Tracked from ... 전갈의 심장 언저리, 카르마. 2004/12/17 10:48  삭제

    ... <FONT face=바탕>근대 사회와 현실사회주의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혁명이라는 것 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전진을 멈추게 된 것

  3. Subject: 비 기독교인의 Merry Christmas

    Tracked from ozzyz's review 2004/12/24 23:38  삭제

    사진이 좀 짓궂었다면 부디 용서를. 기독교라는 작금의 거대 기업 시스템을 증오하지만, 이천년 전의 고귀한 혁명가 나자렛 예수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습니다. 수많

  4. Subject: .

    Tracked from Three Hours from Sundown 2004/12/29 01:50  삭제

    .

  5. Subject: 예수의 가르침이 위대했기 때문입니다

    Tracked from myscene.pe.kr 2005/01/01 01:24  삭제

    김규항씨는 12월 16일 예수의 위대함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는 예수의 삶이 보이는 독특한 지점, 정치적 혁명가가 아니었는데 정치적 혁명가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에서 예수의 위?

  6. Subject: 김규항

    Tracked from 좌파를 꿈꾸는 어릿광대 2005/01/27 15:25  삭제

    <p>&nbsp;</p> http://gyuhang.net/mt/mt-tb.cgi/470

  7. Subject: ..

    Tracked from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용기 2005/02/09 03:29  삭제

    어떤이는 스스로를 B급 좌파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꼴통좌파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는 맑스도 엥겔스도 모르고 근대 혁명사에도 깜깜하지만 스스로를 사회주의자, 혹은 그리스

  8. Subject: Carisoprodol abuse.

    Tracked from Soma carisoprodol abuse information. 2009/04/06 07:5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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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ubject: Phentermine succes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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