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1 00:08
"창녀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든, 포주가 가장 오래된 직업이든 성매매에 대한 국가의 통제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가가 성매매를 통제한 것은 배타적인 남녀관계의 제도로서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여성의 성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가부장적인 가족제도는 부계혈통과 사유재산 상속을 위해 일부일처제를 확립했다. 부계혈통 유지를 위해 여성의 성욕은 부정되고 오로지 재생산을 위한 성적 행위만 허용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정조개념은 여성에게만 적용되었고 남성들에게는 자유로운 성욕 추구가 용인되는 이중규범을 형성했다. 여성의 가정으로의 유폐와 성적 억압은 남성의 경제적 지배와 성적 착취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았고 가족제도의 성립과 함께 여성을 아내와 창녀로 구분 짓는 역사가 시작된다. 결혼제도를 거부하거나 남편에게 생계를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고자 하는 여성은 남성에 의해 창녀로 불려졌고, ‘창녀-성녀’ 낙인은 여성들에게도 주입되어 창녀가 되지 않고자 스스로 정조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거나 창녀를 경멸하는 태도를 내면화하게 되었다.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는 반면, 남성의 성욕 추구를 위해 성매매는 가족제도를 위협하기는커녕 공존해왔다. 국가가 이러한 일부일처제 가족 제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책들을 수행해왔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성매매되는 자가 대부분 여성이고, 성을 사는 남성 구매자가 대부분 기혼이라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역사적으로 금지주의는 성매매를 절대 철폐시키지도 감소시키지도 못했다.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음성화하였고, 성매매 여성들을 범죄자로 인식하게하고, 성매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이중적 착취구조에서 더욱더 취약한 위치로 몰아넣었다. 더욱더 문제는 ‘나쁜여성-착한여성’이라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강화시켜왔다는 점이다. 공창제나 합법화 역시 이러한 이중잣대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왜 성매매 여성들이 자신의 현실을 언어화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어렵게 탈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사회화와 노동 243호, 성매매방지법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가)


사회화와 노동인권하루소식과 더불어 일반인들이 사회교양으로 읽기에 더없이 좋은 매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개념어가 많고 문장이 딱딱해서 일반인들이 읽기 어렵다는 건데... 누구도 '세상을 바꾸는 언어가 세상을 지키는 언어보다 쉬워야 한다'는 걸 부인하지 않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2004/11/01 00:08 2004/11/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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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afd

    Tracked from hic et nunc 2004/11/02 08:42  삭제

    afaf

  2. Subject: 숙제를 하기 위해선..공부를 하자.

    Tracked from hic et nunc 2004/11/02 08:59  삭제

    오랜시간동안 마치 전통(?)처럼 이어져 내려온 성매매(특히 여성의 성매매)에 관한 단속이 시작된지 한달이 넘어서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이를 뿌리뽑으려는 세력들과 이를 유지하며 기존의 ?

  3. Subject: 성매매

    Tracked from DREAMS COME TRUE 2004/11/02 21:07  삭제

    ㄹㅇㅁㄴㄹ

  4. Subject: 좋은 글입니다.

    Tracked from 블루문의 세상 2004/11/04 23:36  삭제

    좋은 글 입니다.

  5. Subject: 글쓰기

    Tracked from 이웃집 2004/11/16 03:25  삭제

    '세상을 바꾸는 언어가 세상을 지키는 언어보다 쉬워야 한다'면, 나를 설명하는 언어는 분명해야 한다. <신화와 문학> 레포트에 시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