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 11:12
손석희 씨가 고작 25살짜리에게 농락당했다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25살은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다. 얼마든 끔찍하고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다. 조주빈이 카메라 앞에서 첫 마디로 손석희를 내세운 건 얕은 잔꾀였다. 그에 이끌려 관심을 성착취 사건에서 개인 손석희로 돌린 사람들이야말로 ‘조주빈에게 농락당한’ 사람들이다.

한국 사회는 개인에 대한 공사 구분, 특히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존중이 지나치게 약한 편이다. 그런 정서는 이번 사례처럼 종종 악용되곤 한다. 폭력이 개입된 게 아니라면, 개인 사생활에 대해선 서로 간섭하지 않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 해서 예외일 이유는 없다.

손석희 씨는 오랫동안 ‘반공주의 보수’의 적이었고 ‘삼성’의 적으로 떠올랐으며 최근 들어선 ‘조국수호 진보’의 적이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세 세력의 공적이 된 이유가 단지 ‘중도와 팩트’라는 원칙을 좇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조주빈의 잔꾀와 그런 적의들이 반갑게 손잡고 있다.

분별 있는 시민이라면 관심을 개인 손석희가 아닌 조주빈의 범죄에, 만연한 성폭력 성착취에 맞선 투쟁과 사회적 연대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
2020/03/29 11:12 2020/03/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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