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9 04:27
요즘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세로 영화를 감상하는 게 일종의 취미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감상 자세'란 이렇다. 1. 베개 두개를 베고 눕는다. 2. 무릎을 구부리고 허벅지 위에 베개를 하나 놓는다. 3. 베게 위에 노트북을 얹는다. 4. 헤드폰을 꼽고 플레이. 5. 다리가 저리면 한 짝씩 번갈아 뻗어준다. 방금 그 자세로 후아유를 봤다. 재상영을 추진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그 정돈가 싶어 부러 본 것이다. 깔끔한 영화다. 이나영은 네 멋대로 해라에서도 그렇고, 쓸쓸함이 베인 영악하지 못한 20대 도회 여성을 연기할 때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연기력을 보인다. 입을 조금 벌린채 눈을 약간 아래로 깔며 뒤를 돌아보는 표정은 소리 없는 시를 듣는 듯하다. 조승우는 영화 전반부에선 별 매력이 없지만, '투명친구의 라이브' 장면 후론 사람이 달라 보인다. 조승우는 기타를 치며 윤종신의 환생, 긱스의 짝사랑, 나미의 유혹하지 말아요, 세곡을 이어 부르는데 곡 사이엔 깊은 한숨 소리가 끼어있다. 이런 장면에선 내가 남자인 게 아쉽다.
2004/08/29 04:27 2004/08/2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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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후아유 #02

    Tracked from dictee.net 2004/08/30 20:38  삭제

    예전 글 보러가기 sylvia님 포스팅 보러가기 Gyuhang님 포스팅 보러가기 "후아유". 감질맛나게 회자되는 영화인 듯 하다. 분명, "네멋" 직전에 개봉했었고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영화로 기억하고 ?

  2. Subject: 후아유 Who are you? (2002)

    Tracked from lunamoth 3rd 2004/08/31 18:05  삭제

    그런대로 호평을 받은 걸로 기억되는 영화이다. 월드컵 열기에 묻혀 아쉽게도 조기종영으로 귀결 됐던. 얼마전 케이블에서 처음으로 접하면서 꽤나 상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봤던걸로 기억한다.

  3. Subject: '형태 라이브' 에 대한 감상...(웃음)

    Tracked from ☎ life is what i make 2005/01/24 12:31  삭제

    copied from http://gyuhang.net/archives/2004/08/29@04:27AM.html 후아유 요즘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자세로 영화를 감상하는 게 일종의 취미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감상 자세'란 이렇다. 1. 베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