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7 10:08
10대 시절부터 품은 의문은 왜 한국 지식인의 글엔 자의식이 없을까 였다. 다들 구름 위에라도 앉은 듯 자신은 쏙 빼놓고 인간과 사회를 비평하는 모습은 기이하고 우스꽝스러웠다. 여전히 중장년 남성 지식인의 글에서 흔한 관습이다. 근래 소셜미디어, 특히 페이스북에서 나는 반대의 의문을 갖게 된다. 자의식 과잉을 넘어,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객관성을 좇는 기본적인 과정마저 생략한 글이 지나치게 많다. 남들(페친은 친구가 아니다) 앞에서 매우 감상적인 어조로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으면, 팩트가 왜곡되고 누군가의 인격이 침해되는가와 아랑곳없이 값싼 위로와 용서가 줄줄이 달린다. 위로와 용서는 이전 혹은 이후 자신에 대한 위로와 용서와 교환된다. 우울증 아닌 사람을 찾기 어려운 가련한 사회이지만, 이런 뻔한 짓엔 가담하지 않는 게 좋겠다.
2019/07/07 10:08 2019/07/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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