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5 07:53
(이린이 날 아침, 근래 1~20대에서 부는 민족주의, 국가주의 바람이 떠올라 적어 본다.) 한국인의 반일 감정은 두말할 것 없이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역사에 기인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인 전체’와 ‘조선인 전체’ 간의 일이 아닌 ‘일본 지배계급’과 ‘조선 인민’ 간의 일이었다. 조선 지배계급은 대체로 상황에 영합하여 안락을 유지했다. 일본 인민은 조선 인민에 비해 그리 나을 게 없었다. 제국주의 국가 인민은 식민지 인민에 대한 제국주의 초과 착취의 일부를 제공받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본 인민은 지배계급이 미국과 전쟁을 준비하고 실제로 일으킴으로써 끝없이 수탈당하고 전쟁에 끌려나가 죽어야 했다. 결국 일본의 식민지 경험이 오늘 일본 사회 전체, 일본인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연결될 이유는 전혀 없다. 오로지 당시 일본 지배계급과 오늘 일본의 지배계급 중 극우 세력에 대한 분명한 적대여야 한다. 그래서 ‘친일파’라는 말은 틀렸다. ‘일제 부역자’라고 해야 한다. 친일파는 사실 지배 전략으로 기획되고 유포된 말이다. 반민특위를 해체한 이승만도 그렇지만, 박정희는 일본군 장교 출신으로 사무라이 정신을 신봉한 사람답게 내내 일본 극우세력과 소통하고 지원받았다. 그러나 ‘민족의 이름으로’ 일본 문화를 전면 금지했다. 일본 지배계급에 대한 반감을 일본 사회와 일본인에 대한 무분별한 반감으로 희석하고, 제 실체까지 숨기려는 의도였다. 물론 더 중요한 건 외부의 적으로 내부의 문제를 덮는 고전적 지배 전략이다. 일본 극우 세력은 그에 부응하여 이따금씩 독도 문제 등의 ‘망언’을 제공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런 식의 지배 전략은 워낙 손쉽고 효과는 커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정권을 막론하고 이어져 왔다. 문재인 정권은 김대중이나 노무현 정권보다 오히려 적극적인 편이다. 한국의 주인이 한국 인민이라고 일본의 주인이 일본 인민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두 나라 인민 사이의 반일 감정이나 혐한 감정은 그저 ‘다루기 편한 개돼지’가 되는 일일 뿐이다. 이 이야기를 언젠가 노동자 교육 시간에 이렇게 요약했다. "당신의 아버지는 이건희 씨와 동족입니까, 일본의 평범한 아저씨와 동족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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