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1 20:06
사회 문제를 윤리나 인격의 차원으로 가져가면 그 구조와 본질을 벗어나기 쉽다. 우리가 ‘자본주의는 비인간적인 시스템이다’라고 말할 때, 그건 ‘탐욕스러운’ ‘갑질 폭력’ 따위로 표현되는 자본주의의 룰조차 지키지 않는 부류뿐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본가가 다 탐욕스럽고 난폭한 사람은 아니다. 노동자가 다 선량하고 인간적인 사람은 아니 듯 말이다. 그러나 자본가는 제 인격과 무관하게 무한 이윤과 성장 추구라는 자본의 속성을 따를 수밖에 없다. 만일 그렇지 않을 때 경쟁에서 뒤처지고 파산 위협에 직면한다. 자본가는 ‘인격화한 자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과도한 이윤 추구는 자본가의 지극히 정상적 행동이며, 그 주요한 기반은 노동자로부터 잉여가치 착취다.(여기에서 ‘착취’는 감정적인 단어가 아니다. 노동자가 자본가로부터 착취당한다는 말은 노동자가 임금을 받고 자신을 위해서뿐 아니라 자본가를 위해서도 노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본가는 뭐하러 노동자를 고용하겠는가?) 주류 미디어는 종종 이윤과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인간미를 가진 자본가를 내세운다. 그는 착취에 감정까지 동원하는 좀더 교활한 자본가라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자본주의의 룰조차 지키지 않는 부류는 착취를 넘어 약탈을 자행하는 자본가다. 약탈에 분노하는 건 당연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착취, 즉 자본주의의 정상성에 있음을 잊을 필요는 없다.
2018/05/21 20:06 2018/05/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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