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31 08:09
이 막되어먹은 인간들이야 평생을 이런 식으로 살아왔고 살아갈 테지만, 이야기 중에서 노동가치론이 맑스가 만든 이론이라는 오해는 꽤 일반적인 편이다. 심지어 그렇게 적은 자본론 해설서도 있다. 노동가치론은 맑스가 극복 대상으로 삼은 부르주아 경제학, 즉 아담 스미스에서 출발한 고전파 경제학의 이론이다. 당시 자본주의가 매뉴팩처(공장제 수공업) 상태라 노동이 상품의 가치를 만든다는 노동가치론은 누가 봐도 선뜻 수긍할 만했다. 사상적 원조는 존 로크다. 로크는 자연은 누구의 재산도 아니지만 인간의 노동을 결합할 때 그의 재산이 된다는 논리로 사유재산권을 설파한다. 로크의 주장은 아메리카 약탈에서 ‘자연에 노동을 결합해서 교환가치를 만들어낼 때’로 변형된다. 원주민도 자연에 노동을 결합하니. 맑스는 노동가치론을 파고들어 노동이 이윤의 원천이라는 잉여가치론을 정립함으로써 자유와 평등의 외관을 한 자본주의가 실은 계급 체제임을 밝혀낸다. 맑스 이후 부르주아 경제학은 노동가치론을 버리고 한계효용 이론을 취한다. 노동가치론이 맑스의 이론이라는 오해는 이른바 신고전파와 함께 생겨난 셈이다. 생각이란 늘 그렇게 얼키고설키며, 또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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