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9 10:04
썰전이나 알쓸신잡 같은 예능화한 자유주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갖는 미덕이 있다. 예컨대 극우적 사고에 영향을 받던 사람이 그런 프로그램을 보고 상식적인 사고를 회복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그 정도 의식은 충분히 가진 사람들이, 즉 좀더 진전된 사유와 사회적 상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상 그런 프로그램을 빠트리지 않고 또 그 미덕을 상찬하는 데 머무는 현상은 매우 애석한 일이다. 알다시피 문화 산업을 통한 우민화는 민주주의 절차를 수반하는 후기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적 지배 전략이다. 그러나 그 대상은 사회 형편에 따라 생생하게 변화한다. 체제 위협의 가능성을 품은, 체제가 가장 각별히 다스릴 필요가 있는 ‘주요 대중’이 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노골적으로 배제된 하층 계급 인민의 의식을 고정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면, 근래 한국의 시사교양 예능 프로그램들은 진보 경향 인텔리 계층의 의식을 자유주의에 고정하고 지속적으로 하향 평준화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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