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8 13:24
이른바 지식인 노릇의 가장 주요한 일은 비판인데, 비판의 대상에 지인이 결부되어 있는 경우 마음이 쓰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그걸 뛰어넘는 건 지성의 기초다. 정히 어렵다면 그깟 지식인 노릇 안 하면 된다. 대다수가 그렇듯 별스럽지 않은 일을 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게 백 배 더 훌륭하다. 비판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어떤 비판이 제출되고 내가 평소에 피력해온 내용과 일치하지만 대상이 지인일 때 선뜻 동조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역시 그걸 뛰어넘는 건 지성의 기초다. 근래 한국 지식인 사회는 지성의 기초가 사라진 상태라 할 수 있다. 비판이 나타나면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그 내용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양아치처럼 패거리를 짓고, ’사적 해석’(개인 감정이 있어 씹는 거라는 따위)과 뒷담화나 일삼는다. 수십년 나이 차이에도 깍듯이 존대하며 논쟁을 완수한 조선 선비들이 있고 토론장에서 원수처럼 싸우는데 사적으론 죽고 못사는 벗인 이전 시대 지식인들이 있다. 포스트 모던을 경과했다는 지식인들이 유교 정신과 도구적 근대성에 갇힌 지식인들보다 자의식 없는 행태를 보이는 건 슬픈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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