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7 18:17
‘문빠’라 불리는 일부 문지지자들의 과한 행태는 일단 일반적인 빠 현상, 즉 '자기애를 사회적으로 저명한 대상에 투사'하는 현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나도 그런 논지의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그들을 보면 그렇게만 치부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그들이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략 세가지로 보인다. 1)노무현 정권이 초기부터 좌파의 무분별한 흔들기로 곤란에 처했다 2)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조중동뿐 아니라 ‘한경오’라 불리는 진보 언론의 책임이 크다 3)이번 선거에서도 한경오는 문재인 후보를 반대했다 등이다.

만일 이게 명백한 객관적 사실이라면 그들의 행동이 과한가 아닌가 논란은 매우 한가로운 것이다. 오히려 다소 과하게 여겨지더라도 그들의 행동은 상당 부분 사회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노무현은 잃었지만 문재인은 지켜내겠다’는 말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켜내겠다’는 의미와 그리 다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철석같이 믿는 사실들이 정말 사실인가 하는 점이다. 내 견해부터 말한다면,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

1)노무현 정권 초기에 좌파 진영에선 오히려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주는 호감 때문에, 좌파가 자유주의 정권에 기대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는 낭만적 기대가 만연했다. 실망과 비판은 오히려 보다 보다 못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게 좀더 정확한 서술이다. 2)이를테면 한겨레엔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는 극단적 제목의 사설이 실린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노 대통령이 부인과 형이 돈을 받았음을 인정하는 순간에 나온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고졸 학력으로 판사, 변호사, 국회의원에 이어 대통령까지 이른 인물이다. 한국의 엘리트 사회가 어떤 곳인지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수십년의 과정에서 그가 겪어야 했을 모멸과 곤란이 어땠을까 정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즉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검찰에 가서 , 혹은 적들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인생을 포기할 만큼 유약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단단히 자신을 지켜주었어야 할 사람들이 그의 존립을 무너트렸을 때 더 큰 절망과 허무에 빠질 수밖에 없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을까. 3)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가 문재인을 반대하고 안철수 편을 들었다는 견해는 그 언론들의 이념 성향이나 정치적 행보를 장기간 보아온 사람이라면 매우 황당한 이야기다. 개별 사안에 따라 그런 해석이 있을 수는 있지만 김의겸 기자의 청와대 대변인 내정 해프닝에서 보듯 전체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논란의 여지 없이 분명한 건, 그 언론들이 힘을 모아 홍준표를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내 견해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문재인 지지자의 상당수는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견해가 다른 건 자연스러우며 내 견해에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노무현과 노무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제대로 된 사회적 토론과 연구는 아직 진행된 바조차 없다. 아직은 다른, 심지어 상반된 견해들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문빠’라 불리는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게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현재로선 여러 견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견해를 명백하고 완전한 사실로 전제하고 행동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그들의 행동이 과한가 는 오히려 두번째 문제다. 그들이 믿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사실인가에 따라 과할 수도 있고 전혀 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진지하고 열린 사회적 토론을 차단한 사람들, 한 견해를 명백하고 완전한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중을 선동한 지식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시민과 조기숙은 그 불거진 사례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저놈들이 노짱을 죽였다!’고 선동해왔고 이제 '저놈들이 이번엔 문재인마저 죽이려 한다!’고 선동한다. 민주주의의 적은 문빠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 특히 그들이 그런 짓을 하는 실제 이유가 노무현 정권의 주요한 구성원으로서 제 과오와 책임을 은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다.
2017/05/17 18:17 2017/05/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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