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9 18:46
모를 일이지만, 홍석현 씨가 이번 대선에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진 않을 것이다. 검토는 치밀하게 꽤 오래 전부터 해왔으니, 할 거면 좀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후보로 나서든 안 나서든 홍석현의 정치 활동 본격화는 보수의 혁신이 본격화했음을 알려준다. 한국 보수의 기본 틀은 반공주의에서 자유주의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조선일보의 힘은 꽤 지속되겠지만 그것은 과거의 힘이지 생성되는 힘은 아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펼쳐낸 풍경은 보수의 현재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수의 혁신 작업이 만들어내는 과거의 불꽃 같은 것이다. 강준만 선생이 ‘손석희 현상’이라는 새 책에 내 글 '매트릭스'를 언급하며 ‘김규항의 손석희 걱정’이라는 글을 썼다는데, 아직 읽진 못했지만 현재 상황에선 지나치게 소박한 비평이 아닌가 짐작된다. 내가 오늘 현실을 '매트릭스'라고 표현한 건 보수가 어지간한 민주시민의 진보와 정의는 품어버리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상식, 정의, 공정 보도, 친일 독재 척결 같은 구호들이 무력해진 후를 고민해야 한다. 구 보수의 야만과 저급함을 진열하고 개탄하는 일만으로, 자본주의 문제와 대면하지 않고도 진보 시민의 지위를 확보하는 게으름은 끝낼 때가 되었다.

손석희 뉴스의 위기나 변질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홍석현이 자신의 최대 정치 자산을 섣불리 망가트릴 이유가 없고, 손석희 씨도 그런 상황을 수용할 만큼 머리가 나쁜(혹은 양식 없는) 사람은 아니지 않은가.

2017/03/19 18:46 2017/03/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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