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9 10:08
상념과 회한에 젖는 순간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김광석이 94년에 발표한 '서른 즈음에'는 말 그대로 30대 정서를 기막히게 그린 노래로 여겨졌다. 김광석 또래인 우리가 그랬을 뿐 아니라 윗세대들도 '그래, 서른 즈음에 저랬지' 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고 나이를 먹어가며 느끼고 지나가는 정서적 고개, 상념과 회한에 젖는 순간이 있는 법이니까. 그런데 만일 지금 서른살 먹은 사람이 이걸 부른다면 어떨까. 스스로도 도무지 공감이 안되고 남보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궁상'으로만 여겨질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30대 정서' 따윈 사라진 지 오래다. 오늘 아침, 김광석이 공연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관객에게 한 이야기를 읽었다. 사라진 건 30대 정서만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나쁜 사회는 사람의 삶에서 계속 뭔가를 빼앗아간다. 빼앗긴 사람들은 더 나쁜 사회의 원료가 된다. 그런데, '상념과 회한에 젖는 순간'마저 빼앗아가는 사회가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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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 내면서 지냅니다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자꾸 비추어보고
자꾸 흉내내고

그러다 20대쯤 되면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지냅니다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이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버리든가
스스로 깨어지든가
그러면서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게 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렇게 지내다보면
나이에 'ㄴ'이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답답함
재미없음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모두들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2016/05/29 10:08 2016/05/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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