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6 10:41
큐레이터 양지윤의 소개로 그의 절친인 큐레이터 아나 니키토빅과 저녁 식사와 술을 했다. 다양한 주제로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아나는 세르비아 출신으로 티토 말기에 태어나 십대일 때 유고 내전을 겪었다. 성장 과정에서 그런 사회적 격변들이 의식의 어떤 굴절을 만들어내진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자유의 지향과 자본주의적 자유를, 사회주의 지향과 현실 사회주의를 묻기도 전에 구분해가며 말하는 그가 참 '어른스러워' 보였다. 대화 말미에 내가 말했다.

"과거의 현실이나 다른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사회 현실을 제대로 보는 건 매우 어렵다. 그게 지성의 척도라 생각한다."

아나는 깊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시했지만, 나는 한편으로 적이 씁쓸했다. 근래 한국은 과거의 현실이나 다른 사회의 현실조차 제대로 보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2015/10/26 10:41 2015/10/26 10:41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