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3 09:06
신자유주의 체제가 사람들을 모래알처럼 흐트리는 방법 하나는 고통에 대한 교감능력을 퇴화시키는 것이다. 안그래도 사람들은 경제적 불안감에 각자도생의 길에 몰두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교감할 기회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 체제는 미디어를 통해 끔찍한 고통의 현장에 대한 시각적 체험을 반복하게 함으로서 실재하는 고통을 단지 이미지 차원으로 휘발시키거나, 내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보다 덜 끔찍해보이는 고통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간다. 이런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흐름을 거스르는 것, 고통에 대한 교감능력을 지켜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더이상 따뜻한 감성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연민이나 측은지심만으로 식별하고 조응하기엔 지나치게 독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고통에 대한 교감능력을 지켜내는 데는 오히려 차가운 사유, 지성의 힘이 필수적이다. 독한 세상엔 좀더 독해질 필요가 있다.
2015/10/23 09:06 2015/10/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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