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0 17:27
메르스 사태에 대한 박근혜의 끔찍한 무능이야 사실의 재연에 불과하지만, 메르스 공포가 상당 수준 부풀려져 있는 상황에서, 박원순의 영웅적 행보 또한 미심쩍은 것이다. 박원순은 부풀려진 공포를 억지하고 가라앉히기보다는 짐짓 이용하면서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영웅 이미지를 차용한다. 박원순은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활동 자체보다 그 활동을 어떻게 포장하는가에, 이를테면 시위보다는 기자회견에 집중하는 사람이었고 그게 성공을 거두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섣불러서 지지율만 깎아먹긴 했지만, 근래 대권후보로서 보수 성향 유권자를 유인하려는 일련의 행보도 같은 맥락에 있다. 박원순에게 메르스 사태는 보수진보 진영구도를 넘어서는, 경쟁자들과 다른 차원의 대권후보로 부상하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 행보를 윤리적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다. 정치, 현대 부르주아 민주주의에서 제도정치란 치밀한 계산과 연출로 만들어지는 쇼이며, 정치인의 최선은 쇼의 무대를 통해 현실의 최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정치는 불순한 것이다. 본디 불순한 걸 불순하다고 욕할 필요는 없다. 정치가 싫다면 운동을 하면 된다. 위험한 건 정치인의 행동을 지사의 행동으로, 쇼 무대를 운동 현장으로 여기는 태도다. 그런 태도는 쇼를 견제하지 못함으로써 쇼의 개선을 막고, 결국 쇼의 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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