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6 16:42
땅콩회항 사건에서 이상한 일은 기장의 책임이 거론되지 않는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승객안전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기장에게 있다. 회사 부사장이 아니라 사장이라 해도 비행기 안에선 기장의 승객일 뿐이다. 기장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고도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사람이고, 비행기 안에서 제왕적 절대 권력을 갖는다. 우리는 그걸 전제로 '하늘을 나는 기계덩어리'에 생명을 맡기는 것이다. 갑의 횡포에 지친 사람들이 조현아의 행동에 분노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분노에 조현아의 회항 명령권이 전제되어 있다는 사실은 애석한 일이다. 조현아는 비행기 안에서 기장에게 명령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 조현아의 후진 명령은 단지 무시되어야 할 행동이며, 심각하다면 테이저로 제압되었어야 할 기내난동이다. 분노해야 할 것은 조현아의 명령이 아니라, 조현아의 난동이다. 그리고 그 난동이 명령이 되는 것이다. 기장에겐 ‘항공 안전과 보안에 관한 법규 위반 및 책임회피’의 책임이 있다. 대한항공이라는 회사의 운영 상황으로 볼 때, 기장에 대한 정서적 동정은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 기장이 만취했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회사 상사의 명령에 따라 비행기를 움직일 수 있다면 승객의 안전은 없는 것이다. 정서적 동정이나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지만 기장에겐 분명히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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