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에 나온 영감님이 얼마 전 돌아가셨단다.
그 즈음 쓴 쪽글을 찾아 읽는다.
"나는 궁금하다. 지난 여름 내내 내 새끼에게 미친 소를 먹일 순 없다며 두눈 부릅뜨고 소리치던 사람들이, 한우라면 없어서 못 먹는다는 사람들이, 평균 수명의 곱절을 살며 죽도록 일해야 했던 한우 이야기에 그토록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대화도 소통도 모르는 남자와 혼인하여, 그의 아이들을 낳아 키우고 먹이고 논으로 밭으로 소처럼 노동하며 인생을 다 보내야 했던 여성의 한 맺힌 푸념은, 그리 보조적이고 경박하게만 배치되어도 되는 건지. 자신과 소의 늙고 병든 몸을, 꿈쩍도 못하는 순간까지 부리고 또 부리는 사람에게서, 노동의 신성함과 우정을 느낀다는 사람들의 잔혹한 노동관과 우정이." (2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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