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09 15:55
어제 강연 마치고 뒤풀이에서 만난 고래삼촌은 체육학 공부를 위해 유학중이고 동행한 그의 여자 친구 역시 체육교사(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이라 했다)인 ‘체육 커플’이었다. 그가 정중하게 물었다. 내가 운동이나 격투기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아는데 구기는 무시하는 것 같다, 혹시 반동적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웃으며 말했다. “사회주의자 중에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구기를 좋아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취향의 결정은 아니었다. 나는 여느 아이들이 공을 갖고 놀기 시작하던 시기에 그러지 못했다. 어머니가 많이 아파서 늘 집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공놀이는커녕 구슬치기 딱지치기 한번 못하고 지내야 했다. 고백하자면 내가 ‘아이들이 제대로 놀아야 한다’고 늘 이야기하는 데는 그런 내 ‘임상’이 담겨있다. 아이가 어릴 적 제대로 놀지 못하면 어떤 문제가 생긴다는 걸 나 스스로 잘 아는 것이다. 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그중 매우 사소한 일부일 뿐이다.” 그가 다시 물었다.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아이들에게 체육을 시키는 게 그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가. 대답했다. “지금까지 체육이 국가와 자본에게만 주로 사용되고 이용되어 오다보니 괜스레 우파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살피는 노력은 좌파나 이상주의자에게 오히려 더 적절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놀아야 하는데 단지 놀 시간을 준다고 해서 놀 수도 없는 상황이다. 놀이가 없기 때문이다. 전통 놀이를 이야기하지만 지금 아이들의 정서나 그들의 몸이 처한 환경으로 볼 때 일상에서 지속하긴 어렵다. 지금 아이들에게 좀 더 맞는 놀이를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체육과 체육학적 전문성이 매우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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