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7 15:36
팔자인지, 전혀 그럴 인품이 아닌데도 종종 싸운 두 사람의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되곤 한다. 격렬하게 싸운 두 사람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화를 하기는 어렵다. 중재자는 감정을 완충하고 객관적인 관점을 회복하며 합리적인 대화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섣불리 평가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고 두 사람이 충분히 말하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제 행동이 완전하진 않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여튼 그러한데 이번엔 좀 특별한 경우였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두 사람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내내 흐뭇했다. 공정함과 정당함에 대한 분명한 인정. 그리고 잘잘못만 따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심리 상태에 대한 섬세한 직관. 난 두 사람이 성숙한 사람들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서너 시간 넘게 이야기했고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했으며 사과할 것을 사과했다. 그러나 당분간 거리를 두고 지내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이 좀 더 시간이 지나 전과 같은 사이가 될지 멀어질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서로에 대한 인간적 존중은 회복되었다는 것. 존중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건 아니지만 존중하지 않으면서 사랑할 순 없다. 
2013/08/17 15:36 2013/08/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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