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9 11:11
일주일 전 차도에서 자전거도로로 오르다 낙차했다. 진입 순간 턱 높이에 비해 진입각을 작게 잡았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앞바퀴가 튀어오르고 내 몸은 자전거와 함께 중력을 배반하는 중이었다. 잛은 유영 후 오른쪽으로 떨어졌다. 머리통이 바닥에 공처럼 튀었지만 헬멧 덕에 다치진 않았다. 사지에 당연한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는데 습윤 밴드를 착실히 갈아붙이고 있다. 여전히 왼쪽 어깨는 힘을 쓰기 어렵고 오른쪽 다리는 조금씩 절고 있다. 재미있는 건 자전거를 타는 데는 별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자전거는 페달을 원으로 돌리며 나아가기 때문에 걷거나 뛰는 것보다 관절에 무리를 덜 준다고,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말하곤 했는데 스스로 임상 증명한 셈이다. 대략 두 해에 한번 꼴로 기억에 남는 수준의 부상을 당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건 자전거 때문은 아니다. 나 대문이다. 내가 위험의 범주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아니라 삶의 그 무어라도 위험의 범주를 선택하면 위험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위험한 범주를 선택하는 이유는 안전한 범주에서와는 다른 걸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범주가 달라지는 것이다. 물론 나는 오토바이를 타던 어린 시절만큼 위험한 범주를 선택하고 있진 않다. 그 시절에 비하면 꽤나 몸을 챙기고 사린다. 그러나 안전의 범주 안에서 살아갈 생각은 없다. 나는 위험의 범주가 삶의 추가 선택이 아니라 본디 요소라 생각한다. 사람은 조금은 위험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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